미디어윌, “관리단체 지정 받지 않는 조건으로 빚 탕감”대한테니스협회 손영자 회장 직무대행(왼쪽) 등이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관리단체 지정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가운데는 김두환 대책위원장, 오른쪽은 김석찬 제주테니스협회장. 연합뉴스 대한테니스협회가 대한체육회의 관리단체 지정 움직임에 반대하며 미디어윌과의 채무를 정리했다.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과 동생인 주원석 미디어윌 회장이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
대한테니스협회는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관리단체 지정 반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디어윌로부터 채무를 전부 탕감받았다. 이에 대한체육회도 테니스협회에 대한 관리단체 지정 시도를 철회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대한테니스협회 상급 기관인 대한체육회는 재정 악화로 정상적인 협회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31일 정기 이사회에 테니스협회의 관리 단체 지정을 안건으로 올려 놓은 상태다. 손영자 대한테니스협회 회장 직무대행은 “이기흥 회장이 면담(20일) 때 협회가 빚만 청산하면 누가 회장이 되든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약속만 지켜준다면 협회가 위기에서 벗어날 청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테니스협회와 미디어윌의 채무 관계는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한테니스협회는 육군사관학교 테니스코트 리모델링 사업을 맡는 과정에서 코트 운영권을 주는 조건으로 미디어윌로부터 30억원을 빌렸다. 하지만 2016년 테니스협회 회장 선거에서 사업을 주도했던 주원홍 회장이 곽용운 회장에게 패하면서 미디어윌과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결국 미디어윌은 테니스협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5년여간 진행된 소송에서 미디어윌이 승리하며 테니스협회는 원금과 이자를 합해 60억원을 미디어윌에 갚아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이후 정희균 회장 취임 뒤 2022년 4월 매년 5억원씩 원금을 분할 납부하고 육사 코트 운영권을 연말까지 확보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봤지만 이행되지 않았고, 결국 미디어윌은 작년 8월9일 협회 채권 압류에 들어갔다. 정희균 회장이 배임 의혹 등으로 8월말 자진 사퇴한 뒤 협회는 10월 선거를 통해 새로운 회장을 추대해 사태를 해결하려고 했으나 선거 직전 대한체육회가 선거 중단을 요청해 협회 정상화는 요원해졌다.
테니스협회가 미디어윌에 갚아야 할 돈은 원금과 이자를 합해 총 46억1000만원이었다. 테니스협회의 관리단체 지정을 막기 위해 미디어윌이 이를 전액 포기하는 것. 미디어윌은 부채 탕감 조건으로 ‘관리단체 지정이 되지 않고 운영이 정상화 된 경우’와 미디어윌과 협회의 채무 관계 보고서를 테니스협회 누리집에 공지하는 것 등을 제시했다. 김두환 대한테니스협회 정상화 대책위원장은 “만일 이런 상황에서도 대한체육회가 테니스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한다면 즉시 효력 정지 가처분 및 관리단체 지정 무효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시도 협회장을 대표해 참석한 김석찬 제주도테니스협회장은 “관리단체 지정을 경험(2022년)해 본 입장에서 관리단체가 되면 각종 대회 취소 및 축소 등으로 유소년 선수들만 상처를 받는다”면서 “어린 선수들의 꿈을 짓밟으며 무엇을 이루려는지 모르겠다. 제발 관리단체 지정을 재고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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