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법손실 272억, 나머지 전액 손상차손...장부금액 '0원' 계상
티맵모빌리티(이하 티맵)가 지난해 말 '우티'의 지분법손실을 제외한 나머지 투자금액을 전액 손상 처리했다.
12일 티맵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2년 말 287억6625만원인 우티의 장부금액을 지난해 말 '0원'으로 계상했다. 271억9057만원의 지분법손실(우티 연간 순손실x지분율 49%)이 발생했고, 나머지 15억7568만원을 손상차손 인식하면서다. '전액 손상차손'은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손상차손은 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미달될 경우 이를 회계에서 손실로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장부금액에서 회수가능액을 뺀 수치다. 회사는 재무제표에서 차손이 난 만큼 자산의 규모를 줄이고 손익계산서상에는 영업외비용에 차손가액을 넣어야 한다.
앞서 티맵은 호출 서비스 시장 진출을 위해 2021년 4월 우버와 합작법인 우티를 설립했다. 보유 지분은 우버 51%, 티맵 49%다. 카카오택시 독주를 막기 위해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우티는 매년 수백억원대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2021년 409억5556만원이던 (당기)순손실은 이듬해 1185만7328만원까지 늘었다. 지난해는 절반가량 줄어든 554억9078만원이지만, 여전히 높은 손실액이다.
특히 우티는 2022년과 지난해 각각 -129억8626만원, -95억5837만원의 마이너스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마이너스 매출은 매우 드문 경우다. 출범 첫해인 2021년 우티는 44억7003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마이너스 매출이 발생한 이유는 우티가 최대주주인 우버의 매출 인식 방법을 따르기 때문이다. 우버는 2020년부터 택시기사에 대한 인센티브를 '매출원가'에서 '매출차감'(Contra Revenue)으로 변경했다. 기존엔 매출에서 매출원가(기사 인센티브)를 차감해 매출총이익을 냈다면, 매출차감은 매출에서 바로 기사 인센티브를 빼 매출을 산출한다. 수익이 없는 상태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기사에게 현금성 인센티브를 과잉 집행하다보니 마이너스 매출이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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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티 적자, 티맵 실적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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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우티
우티 실적 부진은 티맵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우티의 순손실은 티맵의 지분법손실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티맵의 매출이 매년 크게 늘지만, 적자도 덩달아 증가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지난해 티맵은 매출 2870억6883만원, 순손실 789억2575만원을 기록했다. 우티 출범 첫해인 2021년(745억3998만원)과 비교해 매출은 285.1% 올랐으나 순손실(52억8388만원)은 18배 늘었다.
아울러 지분법손실 반영, 손상차손 인식(2021년도 15억4256만원 손상차손), 추가 출자(2021년 현물 822억3337만원, 2022년 현금 221억5893만원) 등으로 티맵 장부금액 상 우티의 가치는 2021년 662억5079만원에서 이듬해 287만6625원이 됐고, 지난해는 전액 손상 인식해 장부금액을 '0원'으로 계상한 것이다.
투자금 전액이 손실 처리됐지만 우티의 지분율은 변화가 없다. 티맵 관계자는 "손상차손 인식은 회계적 처리를 위한 것이며 우티와의 협력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실제 티맵은 올해 1월 4일 우티에 248억3689만원의 현금을 추가 출자했다.
티맵은 주요 사업을 중심으로 가치 있는 성장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내년 목표인 IPO(기업공개) 시점 전후로 유의미한 실적 반등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티맵 관계자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사업을 통해 올해는 수익 기반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올해는 조정 EBITDA(상각전영업이익) 기준 흑자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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