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호 라인야후 대표 스톡옵션 3000만주 포기…"본인 결정"
정보유출 여파…'네이버 지배력 축소' 日 압력 탓 분석도
(라인야후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조재현 손엄지 기자 = 네이버 출신으로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LINE) 개발을 주도한 신중호 라인야후(LY코퍼레이션) 최고제품책임자(CPO) 겸 대표이사가 최근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일부를 포기했다.
라인야후 한국법인 라인플러스 측은 '본인이 숙고해 내린 결정'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에 경영 체계 개선까지 요구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정부의 계속되는 기강 잡기에 신 대표 입지에도 변화가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신 대표는 이달 1일 2021년과 2022년 3차례 걸쳐 받은 라인야후 스톡옵션 중 일부를 포기했다.
2021년 3월과 10월에 받은 각각 1269만주(행사가 481엔), 1692만주(행사가 783엔)다. 2022년 8월 받은 스톡옵션 중 202만 2400주(행사가 454엔)도 포기했다. 이로써 신 대표의 스톡옵션은 기존 8466만 9400주에서 5303만 7000주로 3163만 2400주 줄었다.
라인은 2011년 네이버 일본 자회사 NHN재팬에서 개발한 메신저로, 현재 일본 내 사용자는 9500만 명 안팎이다. 네이버는 현재까지 라인 일부 시스템 개발·운용·보수를 위탁받아 수행 중이다.
성과 보상책인 스톡옵션 포기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일정 부분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 표명이란 해석도 나온다. 라인플러스 측은 "최근 사안에 책임 등을 숙고해 신 대표가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신 대표는 기본 보수의 30%를 3개월간 자진 반납하겠다는 결정도 내렸다.
일각에선 네이버 지배력을 줄이기 위한 일본 정부의 입김이 배경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스톡옵션 포기 공시가 이뤄진 날 라인야후가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네이버에 위탁 중인 서비스 개발과 시스템 운용 업무를 축소·종료하겠다고 일본 총무성에 보고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도 나왔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일본 정부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라인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51만 9000건 유출 사태에 행정지도를 내리자 내놓은 재발 방지책이다. 일본 정부는 라인야후 지분 구조를 고려할 때 라인야후가 네이버를 관리·감독할 권한을 사실상 갖기 어렵다고 본다.
라인야후 지분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씩 출자해 세운 A홀딩스가 64.5%를 보유하고 있다. 라인야후가 일본 정부에 제출한 재발 방지책에는 총무성이 요청한 대주주 지분 조정 검토를 요청하겠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정부가 이번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경제 안보 위협 사안'으로 본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신 대표의 스톡옵션 포기가 일본 정부 압박과 연관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신 대표가 물러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소프트뱅크 영향력이 커지면 신 대표 입지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퇴진하면 스톡옵션 행사도 할 수 없다. 현재 라인야후 주가는 신 대표 스톡옵션 행사가보다 낮은 상태다. 지난 5일 기준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라인야후는 371.3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일본 정부 요청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구두 요청이라 지분 조정이 실제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라인플러스 측은 "스톡옵션 포기는 개인적 결정으로 퇴진 등과는 연관이 없다"고 했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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