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인수 도운 주역들로 에스엠 경영진 꾸리나
이성수 전 에스엠 공동대표(왼쪽), 탁영준 에스엠 공동대표(오른쪽) /사진= 에스엠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이 장철혁·탁영준 공동대표 체제로 굳히며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 축출 주역들이 회사를 이끌게 됐다. 지난해 발발한 에스엠 경영권 분쟁 당시 장철혁 CFO,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는 에스엠 경영진 주축으로 활동했다. 당시 이들은 카카오 - 얼라인파트너스와 연합해 이수만 전 총괄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게 했다.
지난해 탁영준 공동대표는 연임을 포기하고 백의종군하며 음악에 전념하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대표직을 내려놓은지 1년여 만에 복귀해 논란이 되고 있다. 탁 대표는 에스엠 공동대표직 선임과 동시에 IT계열사 '디어유' 기타비상상무(등기이사)도 맡았다. 탁 대표는 SM라이프디자인그룹 대표·디어유 등기이사·에스엠 공동대표를 함께 수행하게 됐다.
탁 대표의 복귀를 카카오의 보은인사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수만 전 총괄을 내보내고 카카오에 경영권을 넘긴 주역들이 에스엠 전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이 전 총괄 처조카인 이성수 이사도 주요 경영진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탁 대표와 이성수 이사는 18년지기로 에스엠 초창기부터 함께 했다. 이들은 2020년 3월부터 2023년 4월까지 3년간 에스엠 공동대표이사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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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인수 도운 '에스엠 경영진' 복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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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프로듀서 /사진= 에스엠
탁 대표 복귀로 카카오그룹을 도운 에스엠 경영진이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탁 대표는 카카오그룹이 에스엠을 인수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한다. 지난해 2월 탁영준·이성수 공동대표를 필두로 한 경영진은 카카오에 제3자 배정방식으로 약 1119억원 상당의 신주와 약 1052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이를 통해 에스엠 지분 9.05%를 확보한 카카오는 2대 주주가 됐다.
당시 에스엠 경영진이 카카오에 지분을 매각한 것을 두고 업계 반응은 냉담했다. 창립자 이수만 전 총괄은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고,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 법원이 이수만 전 총괄 손을 들어줬지만 카카오그룹이 에스엠을 인수하는 것은 막지 못했다. 이수만 전 총괄은 보유 지분 18% 중 14.8%를 하이브에 매각했고 하이브는 주당 12만원에 에스엠 주식 공개 매수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분쟁 과정에서 이성수 공동대표는 삼촌 이수만 전 총괄의 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이수만 전 총괄은 "이성수 대표 말과 행동에 관해 지금까지 말을 아꼈다"며 "아내의 조카로 네 살 때부터 봐왔다. 열아홉살에 SM에 들어와 팬 관리 업무로 시작, 나와 함께 했다. 아버님이 목사인 가정에서 자란 착한 조카다. 마음이 아프다'고 참담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는 지난해부터 에스엠 내 이수만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이들은 이수만 전 총괄이 없는 'SM 3.0'을 발표하기도 했다. 에스엠은 SM 3.0 실현을 위해 총 1조원을 투자하고 내년까지 매출 1조8000억원·영업이익 5000억원 달성, 2025년까지 주가 36만원 등을 이루겠다고 했다. 해당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선 4일 에스엠 종가 기준(8만1300원)으로 내년까지 4배 이상 올라야 한다. 2023년 매출이 9000억원대임을 감안하면 매출도 두 배가량 늘어야 한다.
지선우 기자 pond199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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