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지난달 국내 주요 은행들의 정기 예금 잔액이 한 달 새 13조원 가량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과 가상자산 시장은 살아난 반면 은행들의 수신 금리가 기준금리(3.50%) 아래로 떨어지면서 '묶이는 돈' 정기예금의 인기가 시들해진 분위기다.
3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3월 말 이들의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647조8882억원으로 전월(614조2656억원) 대비 33조6226억원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정기예금 잔액은 873조3761억원으로 2월보다 12조8740억원 줄었다.
요구불예금은 정기예금에 비해 금리 수준은 낮지만 예금주가 원할 때 비교적 자유롭게 돈을 넣고 뺄 수 있어 '투자대기성 자금'으로 불린다.
지난달 5대 은행에서 요구불예금은 늘고 정기예금이 줄어든 것은 은행권 정기예금의 매력이 떨어진 데다 주식시장을 비롯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이 들썩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연초 2600선에 머물렀던 코스피 지수는 반도체 업황 개선 등이 호재로 작용하며 지난달 들어 약 2년 만에 2700선을 넘었다 .
반면 은행권 정기예금 상품 중 기준금리를 밑도는 상품들이 늘면서 금융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모습이다. 은행권에서 4%대 금리의 정기예금이 실종된 지는 오래다.
이날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의 정기예금(1년 만기) 상품 37개 중 기본금리가 기준금리(3.5%)를 밑도는 상품은 28개로 집계됐다. 전체의 75%다. 우대금리를 포함해도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상품은 37개 가운데 11개에 달했다.
5대 은행으로 좁혀봐도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 8개 중 기본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상품은 6개로 절반이 넘었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과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 상품의 기본금리가 각각 3.55%, 3.52%로 기준금리를 웃돌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의 예금 상품에 가입하려는 '막차' 수요가 주식 시장 활황 등으로 연초보다 줄어든 모습"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수신금리가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큰 가운데 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월별로 변동 폭이 큰 만큼 이러한 추이가 계속될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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