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성동을 동행르포
재개발·부동산 표심 집중공략
野공천갈등·정권심판론 변수
이혜훈 후보
"고도제한은 꼭 있어야 할 곳만 하고 나머지는 철폐하는 것이 맞습니다. 얼마나 속상한지 압니다." (이혜훈 국민의힘 후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율이 굉장히 높은 것 알고 계시죠? 제가 초과이익 환수 세율을 낮추는 법안을 발의하겠습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난 2일 서울 중성동을의 이혜훈 국민의힘 후보와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신당동 주민들과 각각 간담회를 했다. 주제는 역시나 재개발이었다. '한강 벨트' 중 한 곳인 서울 중성동을은 금호동, 옥수동 등 집값이 강세인 지역이 속해 있고, 신당동을 중심으로는 재개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후보들이 부동산 문제 해결을 앞다퉈 약속하는 이유다.
이혜훈 후보는 캠프 사무실에서 신당동 9·12구역 주민들과 만났다. 그는 대표 공약인 '남산 고도제한 완화'를 소개하며 "관악산에 고도제한이 있냐"며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또 "리모델링, 재건축, 재개발 기준은 다 다르다"며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 저와 같이 가자"고 강조했다. 서울 서초갑에서 3선을 지내며 반포동·잠원동 재건축 붐을 일으킨 경험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일부 주민은 "재개발을 잘 추진할 수 있는 후보"라며 호응했다. 신당동 재개발 조합장 후보라고 밝힌 안나래 씨(40)는 "오세훈 서울시장, 김길성 중구청장이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라며 "이혜훈 후보가 재개발을 해결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불만을 품고 탈당한 사람들도 이 후보 지원군으로 나섰다. 민주당 출신인 양동용 전 중구 구의원은 이날 이 후보 캠프에서 지지 선언을 했다. 그는 친이재명계 박성준 후보의 경쟁자였던 정호준 전 민주당 의원과 가까웠던 인사다.
물론 이 후보의 도전은 이번에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 전역에서 불고 있는 정권심판론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우세하다는 옥수동이나 접전 지역인 금호동에서도 부정적 기류가 읽힌다. 옥수동 주민 정 모씨(57)는 "정권이 바뀐 뒤 물가도 많이 올랐다. 이번에는 민주당을 찍을 것"이라고 했다.
박성준 후보
박성준 후보는 지역 민심을 파고들면서 '1가구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폐지' 등 민주당 후보로서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종부세에 민감한 옥수동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세율 완화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당론과는 결이 다른 약속인 셈이다.
이날 저녁 신당동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박 후보는 의구심을 보이는 주민들을 적극 설득했다. 중구청 이전, 재개발 계획 등을 설명하는 박 후보에게 한 주민은 "중구청장이 다른 당인데 어떻게 하겠냐"고 되물었다. 박 후보는 "2026년에 저희가 (구청장직을) 가져올 것"이라고 답했다. 신당동 주민 박근예 씨(65)는 "1988년부터 이곳에 살았지만 아직도 개발이 안 됐다"고 하소연했다. 박 후보는 "이 후보는 추가 분담금 등 현실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재개발을) 추진하겠다고만 이야기한다"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전 지역에서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부는 상황"이라고 했다. 박 후보 캠프는 남은 기간 투표율 끌어올리기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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