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인도 산업 협력 포럼 열려
對인도 수출은 전체 2%, FDI는 1%
인도, 베트남·미국·홍콩 이은 4번째 무역 흑자국
“제조업 넘어 신재생 에너지·그린 수소 협력해야”
인도 정부, 한국 기업 전담 ‘코리아플러스’ 설치
인도 관계자 “전기차 분야 협력 기대”
인도는 지난 2022년, 3조4000억 달러의 국내총생산(GDP)을 기록하면서 영국을 제치고 전 세계 5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다. 향후에는 인도가 일본과 독일을 제치고 GDP 기준 세계 3위 국가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다 인도는 지난해 중국을 넘어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발돋움하면서 강력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가 됐다. 이는 인도가 2014년부터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로 전환을 추진했고, 이후 연평균 6~7%대 경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덕분이다.
이에 세계 각국은 인도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과 인도의 무역은 2000년 이후 2023년까지 10.7배 증가했다. 한국의 대(對)인도 수출은 전체의 2%에 불과하고 해외직접투자(FDI)도 전체 투자의 1% 수준이지만, 인도는 베트남·미국·홍콩에 이어 한국의 4번째 무역 흑자 국가다.
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인도 산업협력 포럼에서 주현 산업연구원 원장(왼쪽 여섯 번째)과 이성우 대한상공회의소 국제본부장(왼쪽 여덟 번째), 니시 칸트 싱 주한인도대사관 부대사(오른쪽에서 두 번째) 및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하지만 문제도 있다. 대인도 무역과 FDI가 제조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박병열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연구원, 주한인도대사관이 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한·인도 산업 협력 포럼’에서 “한국의 대인도 투자 규모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조업 이외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도의 주요 산업인 신재생에너지, 그린 수소 등의 분야에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화상으로 참석한 수니타 모한티 인도 국가투자진흥원 부사장은 “현재 인도에는 300만 대 이상의 전기차들이 도로 위에 달리고 있다”며 “인도 자동차 시장은 2030년까지 3000억 달러(약 404조9100억 원)로, 특히 전기차 시장은 206억 달러(약 27조8038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동차, 배터리 분야와 연관 산업인 재생에너지, 그린수소 분야에서 폭발적인 투자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도 말했다.
모한티 부사장은 전기차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모한티 부사장은 “한국은 삼성, LG, 현대차와 같은 기업이 전기차 분야에서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고성능 배터리, 전기차 충전 기술 등의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 협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은 탄탄한 공급망 아래에서 전기차를 경쟁력 있게 제조한다”며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전기차를 생산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 인도 정부, 한국 기업 전담 ‘코리아플러스’ 설치…”원스톱 서비스 제공”
한국 기업의 인도 투자를 위해선 한국과 인도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 부연구위원은 “한국과 인도 간 무역 및 투자는 수교 50주년인데도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한국의 대인도 투자 촉진 방안을 마련하고, 양국 간 투자 활성화를 위해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을 지원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도에 12개의 공장을 설립할 예정인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영원무역의 이민석 사장은 “인센티브를 지혜롭게 이용하는 것뿐 아니라 규제 대응도 중요하다”며 “토지 사용 문제, 건축물 승인, 경제특구 내 사업자 등록 문제 등이 애로로 꼽힌다”고 말했다. 영원무역은 인도에 1억1000만 달러(약 1484억6700만 원)를 투자해 공장 12개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약 1만명의 현지 직원을 고용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현재 인도 주정부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의 협조를 통해 공장 건설이 이뤄지고 있다”며 “토지 등기까지 마치고 건설을 시작했으나, 토지 매입 이후 토착민 문제가 발생해 주정부의 협조를 얻기도 했다”고 말했다.
인도 당국자들은 이날 포럼에서 인도 정부 차원에서 한국을 비롯한 해외의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강조했다. 인도 국가투자진흥원은 지난 2018년 한국 기업 전담 부서인 ‘코리아플러스’를 설치했다. 모한티 국가투자진흥원 부사장은 “인도에 투자를 원하는 한국 기업을 위해 투자 초기 단계부터 마무리 단계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코리아플러스를 통해 한국에 온 40개 기업, 18개 분야 투자를 인도에서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김종철 산업통상자원부 통상협력국장은 “한국 기업의 인도 투자가 본격화한 1990년대 이후 지금까지 530여 개 기업이 인도에 진출했지만, 1400여 개 기업이 진출해 있는 일본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일본과 인도는 공급망 연계도 촘촘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김 국장은 “한국도 멀지 않은 시기에 한·인도 고위급 산업 협력 채널을 구축해 다양한 분야에서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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