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총선 정동만이 최택용 꺾었지만
- 정관선 최 후보가 4000표 이상 앞서
- 신도시 개발에 유입된 젊은층 변수로
- 지역 최대현안 기장정관선 철도사업
- 두 후보 주요공약 내세워 도입 약속
“동마이(정동만) 왔나? 욕본다.”
2일 더불어민주당 최택용(왼쪽) 기장 후보와 국민의힘 정동만 기장 후보가 시민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2일 오전 11시 부산 기장시장 초입에 빨간색 점퍼를 입은 국민의힘 정동만 후보가 나타나자 일대 상가 주민들이 먼저 다가와 악수를 청하며 격려했다. 정 후보가 시장을 돌며 인사를 하자 곳곳에서 정겹게 맞았다. 정 후보는 연신 머리를 숙이고 “어무이 저 왔심다”며 좌판에서 해산물을 파는 어르신 손을 꼭 붙잡았다. 대부분이 정 후보와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눠 가족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몇몇 상인은 “여기 말라꼬(뭐할려고) 오노, 여기 돌 시간 있으면 딴데 가서 일 봐라. 여기는 국민의힘을 지지 안하는 사람이 없다”며 정 후보를 토닥였다. 미역을 팔던 70대 어르신은 정 후보를 보더니 “기장 아들 왔나”하며 박수를 쳤고, 이에 정 후보는 “어무이 저 다시 국회 보내주이소. 다시 한번 저를 재사용하이소”라고 지지를 당부했다. 그러자 이 상인은 “내가 언제 니 안찍은 적 있더나. 걱정마라”며 정 후보를 안심시켰다. 정 후보가 지나가는 시민에게 명함을 쥐어주자 “안 줘도 된다. 내는 어차피 2번이다”고 말하는 등 전통시장 내 정 후보의 인지도는 탄탄해 보였다.
이날 낮 12시 더불어민주당 최택용 기장 후보는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정관노인복지회관을 찾은 어르신에게 연신 고개를 숙이며 읍소했다. “어무이 제가 큰 죄를 지은 것도 없는데 20년 동안 낙선했습니더. 한번만 도와 주이소. 한번만 기회를 주이소. 처음 나와서 당선시켜 달라는 거 아닌지 않는교.” 최 후보는 2004년 열린우리당 후보로 국회의원에 첫 도전장을 냈다.
최 후보는 노인복지회관 입구를 오가는 어르신들과 눈을 마주치며 “어무이 1번입니데이. 아부지 1번입니데이. 살려주이소”라고 한 표를 호소했다. 최 후보는 애초 정관노인복지회관 유세일정이 없었지만,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약한 60대 이상 어르신을 만나기 위해 긴급 일정으로 시간을 쪼개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복지회관에는 최 후보의 70대 어머니를 비롯해 최 후보 지지를 선언한 기장군 공공주택 임차인협의회 회원, 선거운동원 등 20여 명이 모여 선거운동을 했다. 같은 장소에서 정 후보 선거운동원의 유세 일정이 겹쳐 대규모 선거유세장을 방불케 했다. 양 쪽에서 “최택용” “정동만”을 연신 외치면서 날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공교롭게 두 후보 선거운동이 겹쳐 일대가 소란스럽자 일부 어르신은 “너무 시끄럽다”며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기장은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동부산 권역이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정관·일광신도시 개발 등으로 2030세대가 많이 유입되면서 진보 성향의 유권자가 많아졌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정 후보가 최 후보를 5.22%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이번 총선에서 기장 선거인 수는 14만6425명에 달한다. 이 중 40대 유권자 수가 22.55%(3만3017명)로 가장 많은데 상당수가 정관·일광신도시에 거주한다. 정관신도시가 있는 기장 정관읍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최 후보가 1만8562표를 얻어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정동만(1만4229표) 후보를 유일하게 이긴 지역이다. 정관읍은 기장군 전체 선거인수의 약 40%를 차지한다.
기장은 4년만에 두 후보간 ‘리턴매치’가 벌어지고 있다. 정 후보는 일찌감치 기존 기장역 지역사무실을 정관으로 옮기고 4년간 절치부심하며 공을 들였다. 지난 총선에서 석패한 최 후보 역시 철마와 일광 기장 등지를 돌며 바닥 민심을 다지고 있다.
기장의 최대 숙원은 기장정관선 철도사업이다. 정관선은 현재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기장선은 부산시 용역 중이다.
두 후보 역시 이를 주요 공약사항으로 넣었다. 정 후보는 “기장의 발전을 위해 정관선이 왜 필요하고 군민의 염원이 얼마나 뜨거운지, 기재부 국토부 문턱이 닳도록 세종청사를 찾으며 수없이 설명하고 설득했다”며 “진심을 다한 4년, 정관선 시대 반드시 열겠다”고 약속했다. 최 후보도 “예타 통과와 이후 발생할 여러 난관을 해결할 경험과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택용(더불어민주당)
출생:1968년 3월 31일
학력:경남고, 단국대 졸업 ,부산대 환경대학원 도시계획과 졸업
경력: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대변인, 전 서울시 정무수석
※정동만(국민의힘)
출생:1965년 7월 18일
학력:마산공고, 국립창원대 졸업, 국립창원대 행정학 박사
경력:21대 국회의원, 제7대 부산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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