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호주 방산·조선업체 오스탈(Austal)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과 호주 등 글로벌 방산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투자로 풀이된다.
2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스탈은 한화오션으로부터 10억2000만호주달러(약 8960억원)의 인수 제안을 받았다. 주당 2.825호주달러를 책정한 가격으로, 지난달 29일 오스탈 종가에 28.4%의 프리미엄을 얹은 금액이다.
한화오션 옥포조선소 정문 앞. /박성우 기자
한화오션으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은 오스탈은 호주나 해외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작아 거절했다고 밝혔지만, 인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현재 한화의 인수 의지는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오션은 6개월 전 투자은행 UBS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오스탈에 최초 인수 제안을 했다. 이후 오스탈도 실사 결과에 동의해 지난 3월 사업 실사를 개시했다. 하지만 기존 합의한 현장 실사 일정을 하루 앞두고 오스탈 측에서 실사 취소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년간 호주 기업의 해외 매각 사례 4000여건 가운데 미승인 사례도 0.2%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한화는 K9 자주포, 레드백 등 방산 사업을 호주 측과 진행 중이다. 한화는 오스탈을 실제 인수하면 방산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오스탈 매출액의 80%는 미국 앨라배마 조선소를 통해 발생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오스탈을 인수할 경우, 미국 등 글로벌 함정시장 진출이 가능하다. 또 한화시스템이 보유한 전투체계, 레이다, 전자광학 장비 등의 방산 제품의 수출 확대도 나설 수 있다. 이 밖에도 설계, 모듈화, 구매 등에서 함께 할 경우,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국가적으로 한국은 호주의 국가 안보를 지원하는 장기적인 파트너이자 동맹으로 기존 파이브아이즈(Five Eyes)를 확대한 세븐아이즈(Seven Eyes)의 일원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지정학적으로 근거리 협력이 가능하기에 다른 동맹 대비 가치도 높다.
오스탈은 지난해 11월에 호주 정부로부터 전략적 조선업체로 선정됐으며, 미국 해군에 선박을 설계, 건조해 납품하는 주요 방산업체이기도 하다. 오스탈 제품군에는 해군 함정과 고속 페리, 해상풍력 발전소, 석유·가스 플랫폼용 공급 선박 등이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오스탈이 해외 기업에 매각되려면 호주의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FIRB)와 미국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미국 국방방첩안보국 등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화 측은 FIRB 승인을 받기 위해 모든 합리적인 조건을 수용할 용의가 있다는 태도다. 글로벌 로펌으로부터 CFIUS가 거래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도 받았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제품 포트폴리오의 상호 보완은 가능할 것”이라며 “방산 분야에서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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