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오는 3∼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코리아 스마트그리드 엑스포 2024'에 처음 참가해 다양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라인업을 선보인다고 2일 밝혔다. 사진은 '코리아 스마트그리드 엑스포 2024'[삼성 SDI 제공]
이차전지 수출이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이차전지는 올해 1분기 수출액이 20% 이상 감소하며 15대 주력 품목 중 가장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렸다. 다만 이같은 부진은 원자재 가격 급락에 따른 일시적인 위축 현상으로 하반기에는 수출이 회복되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정부는 전망한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분기 배터리 수출액은 19억7000만 달러(2조6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3% 줄었다. 지난해 12월 0.6% 증가에서 올해 1월 25.4% 감소로 돌아섰고, 2월 -18.7%, 3월 -23.0%를 기록하는 등 석달 연속 20% 안팎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차전지 가격은 리튬과 니켈 등 핵심 광물 가격과 연동된다. 그런데 지난해 중국을 비롯해 칠레, 아르헨티나, 호주 등이 광물 생산을 늘리고, 전기차 수요도 둔화하면서 광물 가격이 폭락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6월 kg당 300.6위안으로 정점을 찍고 이후 하락을 지속해 올해 1월에는 86.5위안까지 떨어졌다. 니켈 가격도 지난해 4월 t(톤)당 2만3756달러에서 올해 1월 1만6091달러까지 하락했다. 고점 대비 각각 71%, 32% 하락한 것이다
이에 이차전지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이차전지 수출단가는 kg당 10.3달러였지만, 올해 3월에는 7.0달러로 31.7% 떨어졌다. 여기에 글로벌 배터리 업체의 재고물량 조정이 지속되면서 수출 하락세가 더 가팔라졌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하반기에는 점차 이차전지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수출액도 회복될 거라고 본다. 우선 핵심광물 가격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지난달 탄산리튬 가격은 kg당 104위안으로 연초 대비 20% 올랐고, 니켈 가격도 t당 1만7432달러로 8%가량 올랐다. 가격이 점차 정상화되고, 재고 문제도 해결되면 다시 성장궤도에 오를 거라는 분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재고가 너무 과중해 아예 물량을 안 받는 곳도 있었다고 하는데, 최근에는 다시 수요가 나타나는 분위기"라며 "아직 예단하긴 어렵지만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세가 꺾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경쟁력을 갖춘 신제품도 하반기에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등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4680 원통형 배터리)를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순차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원래 원통형 배터리는 파우치형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전기차에 많이 쓰이지 않았는데, 4680배터리는 출력과 생산효율, 에너지 밀도 등에서 모두 개선된 제품이다.
계절적 반등 외에 뚜렷한 회복 징조가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완성차 업체의 25년식 모델이 나오고 마케팅도 활발해지는 만큼 상반기보다는 이차전지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도 "예년 대비 약해진 전기차 수요가 아직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뚜렷한 반등을 담보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지난해 과열됐던 시장이 올해 조정 국면으로 들어가는 측면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있고, 난립하는 업체들이 정리되면서 경쟁력 있는 업체가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