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행보 자제해오던 김혜경
유세 차량 올라 목청 높이기도
강윤형, 회견·출정식 동행한뒤
동선 겹치지 않게 적극 유세전
이재명-원희룡 두 대선주자가 맞붙어 명룡대전(明龍大戰)이 펼쳐지는 인천 계양을에선 두 후보의 아내들 간 물밑 ‘내조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백현동·성남FC’ 비리 혐의 공판에 출석한 2일 아내 김혜경 씨는 남편을 대신해 조용히 지역구를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법인카드’로 민주당 관계자 등에게 식사를 제공한 혐의(선거법상 기부행위)를 받아 오는 8월 법원의 1심 선고를 앞둔 김 씨는 그간 공개 행보를 자제해왔다. 그러나 총선 공식선거운동 시작일을 전후해 지역구 유세 현장에 잦은 빈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 대표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씨가) 그간 해왔던 봉사활동 등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계양구 작전동의 까치말사거리에서 진행된 계양갑·을 합동 출정식에 참석했다. 같은 시각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민주당 선대위 출정식 일정을 소화한 이 대표를 대신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이 대표가 목이 10개라도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씨는 하루 뒤인 29일 이 대표가 재판을 마치고 계양을로 돌아와 진행한 유세 현장에도 동행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총선 전날인 오는 9일 한 차례 더 재판 일정이 잡혀 있고, 당 차원 유세도 소화해야 하는 만큼 남은 기간 지역구 관리는 아내인 김 씨가 대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진 꼭 살리겠습니다” 한동훈(왼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충남 당진시 당진전통시장에서 정용선 후보의 손을 들어 올리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아내 강윤형 씨도 적극적으로 선거전에 뛰어들고 있다. 강 씨는 지난달 23일 임학사거리에서 진행된 원 전 장관의 공식 출마선언 기자회견, 2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출정식, 30일 저녁 귤현동 유세 현장에 원 전 장관과 동행했다. 강 씨는 남은 기간 원 전 장관과 최대한 동선이 겹치지 않게끔 ‘각개전투’ 식으로 유권자와 마주한다는 계획이다. 원 전 장관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시간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후보가 못 가는 일정을 위주로 조용히 선거를 도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이 대표와 원 전 장관은 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TV 토론회에 참석해 사전녹화를 마쳤다. 9일 오후 9시 방송될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저출생과 교통 문제 등을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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