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품 사용 근절 선언 첫날
1일 오후 1시께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민원동으로 공무원들이 1회용품에 담긴 음료를 들고 들어오고 있다. 인천시는 이날부터 공공청사 안 1회용품 반입 및 사용 금지를 선언했다. 황남건기자
“환경을 위한 1회용품 저감 조치지만, 남은 커피가 아까운 걸 어떡해요.”
1일 오후 1시께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본관 정문. 공무원들이 자연스레 1회용컵에 담은 커피를 손에 들고 본관으로 들어섰다.
음료를 개인 텀블러에 담은 사람은 일부에 불과했고, 대부분 일회용품에 담긴 음료를 그대로 사무실까지 들고 갔다. 이날부터 시청 등 공공청사 안에서 1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기로 선언했지만, 첫날부터 ‘헛구호’에 그친 셈이다.
같은 시간 본관 옆 민원동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1회용품 반입 금지 선언이 무색할 만큼 공무원 3명이 일회용품 용기에 포장한 음료를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섰고, 얼마 지나지 않아 1회용품에 음료를 담은 공무원들이 줄지어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도 본관을 비롯해 민원동에 1회용품 반입 금지를 안내하는 사람은 없었다.
일회용품에 음료를 담아 시청으로 들어선 간부 공무원 A씨는 “남은 커피가 아까워서 들고 왔다”며 “1회용품 반입 금지 조치를 잠시 잊었다”고 둘러댔다.
인천시가 공공청사 안 1회용품 사용근절을 선언했지만, 정작 이를 앞장서서 지켜야 할 공무원들이 첫날부터 캠페인 참여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1일 오전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4월 직원 월례조회’에서 ‘1회용품 ZERO 청사 인천!’ 선언문을 전달받고 있다. 시 제공
1일 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 공사·공단 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공청사 안 1회용품 사용근절 선언식을 진행했다.
앞서 시는 공공기관을 시작으로 1회용품 사용 줄이기 확대를 위해 지난달 25일 ‘인천시 1회용품 사용제한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언 첫날부터 직원들은 관계없다는 듯 거리낌 없이 청사 안으로 1회용품을 반입했다.
김대중 인천시의원(국민의힘·미추홀2)은 “시가 당분간 공공청사 안 1회용품 반입 금지를 알리는 데 힘써야 하며 후속 대책 마련에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1회용품 사용 자제와 반입 금지가 잘 지켜지도록 홍보와 캠페인 등을 확대하겠다”고 해명했다.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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