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를 통한 소통이 활발해진 것을 넘어, 연예인의 이혼까지 SNS에서 생중계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부부 사이의 일을 거침없이 폭로하면서 상대를 공격하고 여론전을 벌이는 이 상황이, 연예계의 새로운 ‘이혼 트렌드’로 자리잡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짙다.
티아라 출신 아름(왼쪽), 배우 황정음 ⓒSNS
최근 티아라 멤버였던 아름은 이혼 소송 중인 전남편의 가정폭력을 주장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후의 근황까지 SNS를 통해 공개하면서 대중을 놀라게 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자신은 물론 아이들을 학대했다고 폭로하면서, 학대 정황을 가감없이 밝힌 점이다.
아름은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학대를 인지했다며 전 남편이 아이의 얼굴에 변을 뿌렸다는 등의 주장을 펼쳤다. 자신과 아이를 위해 폭로를 시작했지만, 이러한 방식은 많은 이들의 우려를 샀다. 아이들의 일방적인 대화를 바탕으로 섣부른 폭로를 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그보다 대중에게 자세한 폭력 정황이 알려진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 느낄 수치심 등의 상처에 대한 걱정이 쏟아졌다.
뒤늦게 아름은 SNS 중단 소식을 전했다. 그는 “당분간 인스타그램을 중단하려 한다. 지금까지 올린 모든 사건은 법적으로 조치 중이며, 앞으로 있을 일에도 저격 글이나 입장문 없이 법으로만 조치하려 한다”며 “한 번에 너무 많은 사건이 몰려와서 인스타그램까지 신경 쓰기에 너무 벅차다. 그래도 저는 잘 지내고 있을 것이며, 아이들과 함께 지친 마음을 좀 돌보고 돌아오려 한다”고 적었다.
배우 황정음 역시 남편의 불륜 의혹을 SNS에 폭로했다. 황정음은 2016년 프로골퍼 출신 사업가 이영돈과 결혼해 이듬해 첫 아들을 출산했다. 이후 2020년 한 차례 파경 위기를 맞았으나 재결합했고, 2021년 둘째 아들을 출산했다. 하지만 최근 결혼 8년 만에 이혼을 발표했고, 이와 관련해 귀책사유가 남편에게 있음을 자신의 SNS를 통해 직접적으로 폭로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남편의 얼굴과 신상을 공개하고, 댓글을 통해 남편의 불륜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밖에도 양육권 갈등 중인 최동석과 박지윤도 자녀를 보살피지 않는다며 폭로전을 이어가고 있고, 이윤진과 이범수 역시 결혼 14년 만에 이혼을 알린 이후 SNS를 통해 상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윤진은 시부모에게 폭언을 듣고, 현재는 아들과 연락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범수는 이윤진의 SNS 글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응수했다.
대중의 피로감 호소에도 연예인들의 이혼 생중계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 부부의 이혼 자체를 누군가 ‘나쁘다’고 이야기할 순 없다. 그런데 현재 이들의 SNS 폭로전을 둔 우려가 이어지는 건, 일방적인 주장이 사실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고 무엇보다 이혼 과정에서 상처를 받게 될 아이들을 향한 안쓰러움이다.
실제로 최근 이혼, 재혼 예능이 잇따라 방영되는 가운데, 일부 방송에서 아이들을 노출시키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가상 이혼 과정에서 아이들이 느끼는 상처가 가감 없이 드러나면서 아이들이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받게 될 상처가 간접적으로 보여지기도 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 역시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에서 이혼 가정의 아이가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것과 관련해 “요즘 이혼 가정이 많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며 “부부의 이혼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부정적 영향이 덜 가게 애쓰면서 이혼하시는 분들도 있다. 부부의 역할을 끝났지만 이혼 후에도 부모의 역할을 열심히 해서 아이들이 덜 흔들리게 하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