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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지고, 주가는 빠지고…SSG의 잔인한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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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야구는 지고, 주가는 빠지고…SSG의 잔인한 6월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8
2026-06-06 04:00:00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6/06/06/0000058896_001_20260606040006636.gif" alt="" /><em class="img_desc">지난 5월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SSG가 12연패를 눈앞에 둔 9회초 경기를 선수들이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 photo 뉴스1</em></span></div><br><br>인류학자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는 대표 저서 '황금가지'에서 고대인들이 가졌던 '마법적 사고'를 소개했다. 세상에 의미 없는 우연은 없다고 믿고, 전혀 인과관계가 없는 두 사건을 원인과 결과로 연결하려는 비합리적인 사고방식. 가령 혜성이 떨어지면 왕이 죽는다거나, 월식이 생기면 하늘이 노했다고 두려워하고, 가뭄이 들면 왕의 덕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는 게 고대인의 사고였다. 현대 세계에서 야구팬들만큼 이런 마법적이고 주술적인 이야기를 잘 만들어내는 사람들도 없을 거다. 유명한 '밤비노의 저주'가 대표적이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팔아넘긴 뒤 월드시리즈 우승을 못 했다는 이 괴담은 커트 실링이 '피 묻은 양말' 역투를 펼친 2004년에 마침내 끝이 났다. 시카고 컵스의 '염소의 저주'도 있다. 1945년 월드시리즈에서 염소를 데리고 입장했다가 퇴장당한 관중의 저주로 우승을 못 하게 됐다는 전설이 2016년 컵스 우승까지 108년간 이어졌다. 그외에도 '블랙삭스의 저주' '커널 샌더스의 저주' '김성근의 저주'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 12연패 기간에 나왔던 '데이비슨의 저주'까지. 야구계의 저주 목록에는 끝이 없다.<br><br><strong>SSG 부진 원인은 용병</strong><br><br>이 목록에 최근 새로운 최신 저주로 '스타벅스 탱크데이의 저주'가 등록됐다. 발단은 스타벅스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문구를 고의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했다는 탱크데이 논란. 공교롭게도 논란이 처음 불거진 다음 날인 지난 5월 19일, SSG 랜더스는 고척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9회말 마무리 조병현이 김웅빈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며 연패를 시작했다. SSG는 6월 2일 인천 홈에서 최근 8연패 중이던 키움을 만나 6 대 12로 완패하며 13연패 수렁에 빠졌다.<br><br>물론 탱크데이 논란과 SSG의 연패를 연결 짓는 건 합리적인 사고방식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밤비노나 염소가 보스턴과 컵스의 부진을 설명하지 못하듯, 탱크데이 논란은 SSG의 연패를 설명하지 못한다. 모기업의 논란이 선수단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고 경기력 저하로 이어져 연패로 연결된다는 식의 스토리가 일견 솔깃하게 들릴지 모르나, 실제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의 사고방식과 경기력은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순전히 야구적으로 설명하자면 SSG의 연패는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과 그에 따른 불펜 과부하 때문이라고 보는 게 상식에 부합하는 해설이다. 다만 탱크데이 사태가 SSG 야구단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다고 하긴 어렵다. 경기장 안이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 찾아올 이 영향은, 어떤 면에서는 언젠가 반드시 끝나게 마련인 연패보다 더 크고 더 오랫동안 이어지는 구조적 위기의 시작이 될 위험성이 있다. SSG 야구단이 그 어느 프로팀보다도 모기업, 그리고 구단주와 강하게 동기화돼 있기 때문이다.<br><br>한번 SSG 구단의 창단 당시를 돌아보자. 2021년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야구단을 창단할 당시 정용진 이마트 회장은 '유통 라이벌' 롯데를 직격하면서 "본업 등 가치 있는 것들을 야구단과 연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기존 야구단들이 적자를 감수하며 기업 홍보와 사회공헌을 존재 이유로 내세웠던 것과 달리, SSG는 야구단의 산업적 가치를 높이고 모그룹과 시너지 효과를 내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 구상을 가장 선명하고 효과적으로 보여준 계열사가 스타벅스였다. 창단 첫 경기 날 인천 랜더스필드에 '국내 야구장 1호' 스타벅스가 문을 열었다. 좌석 배달 시스템, SSG페이 결제 통합, 야구장 한정 스타벅스 스페셜 MD를 선보였고 매년 스타벅스데이 행사를 열어 한정판 유니폼을 출시했다. 야구와 사업을 하나로 묶는 정 회장의 야심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스타필드 위에 야구장을 짓고 싶다. 야구가 끝난 뒤에도 고객의 8시간을 빼앗고 싶다"는 정 회장의 말은 야구를 보러 온 사람들이 쇼핑과 식음료, 레저까지 신세계 계열사 안에서 하루를 통째로 보내게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이 청사진의 최종 버전은 2028년 개장을 목표로 공사 중인 청라 돔구장이다.<br><br>야구단 성적이 좋고 별다른 악재가 없을 땐 이 모델이 매끄럽게 굴러가는 듯 보였다. 특히 2022년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 때는 야구와 본업의 연계 효과가 극대화됐다. 그러나 야구단에 악재가 생기거나 오너의 평판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양상이 달라졌다. 우승 직후 단장 경질로 불거진 비선 실세 논란, 김원형 감독 경질 논란 등이 터질 때마다 논란은 정 회장 특유의 캐릭터와 맞물려 더 크게 번졌다. 탱크데이 논란이 지금처럼 커진 것도 과거 정 회장의 소셜미디어(SNS) 활동과 언행 때문에 대중이 '고의성'을 의심한 탓이 컸다. 오너 리스크가 야구단을 흔드는 보기 드문 일이 유독 SSG에서만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 정용진이라는 회장 개인이 야구단과 그만큼 깊게 동기화돼 있다 보니 따라오는 일이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6/06/06/0000058896_002_20260606040006762.gif" alt="" /><em class="img_desc">2023년 4월 2일 서울 용산구 이마트에서 프로야구 개막일에 맞춰 ‘신세계그룹 2023 랜더스 데이’ 행사를 하고 있다. photo 뉴스1</em></span></div><br><br><strong>스타벅스 정체성 훼손</strong><br><br>스타벅스의 위기는 이마트의 위기이고, 이마트의 위기는 곧 SSG 랜더스 야구단의 위기다. 스타벅스(SCK컴퍼니)는 신세계그룹 이마트 계열의 핵심 캐시카우다. 2024년 연간 매출 3조1001억원, 영업이익 1908억원을 기록해 이마트가 자회사들로부터 거두는 배당금의 3분의2 이상이 스타벅스에서 나왔다. 자회사 스타벅스의 영업이익이 모회사 이마트 전체 영업이익의 네 배를 훌쩍 넘는 기이한 구조이기도 하다. 이마트가 흑자를 유지할 수 있는 게 사실상 스타벅스 덕분이란 평가도 나온다. <br><br>그런데 탱크데이 논란 이후 이 구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사태 첫 주(5월 18~24일) 스타벅스 주간 결제금액이 전주 대비 26.3% 급감했고 이마트와 신세계 주식의 시가총액은 2주 새 합산 6500억원이 증발했다. 4275억원 규모의 스타벅스 선불충전금 환불 움직임도 이마트 현금흐름을 직접 압박하는 변수로 떠올랐다. 정용진 회장이 직접 사과에 나섰지만 스타벅스 브랜드 이미지는 크게 손상됐다. 보수적 색채가 강한 인사들이 스타벅스 옹호에 나서는 상황은 의도와 달리 '고급스러운 문화적 경험'을 앞세워온 스타벅스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손실의 장기화를 우려하게 한다.<br><br>신세계야구단의 지분 100%는 이마트가 보유한다. 동일인(이명희 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의 직접 지분은 제로다. 이마트 보유 지분이 140만주, 지분율 100%다. 신세계야구단 재무제표를 보면 이마트·SSG닷컴·신세계·광주신세계·스타필드 하남·고양·안성·수원·조선호텔·신세계건설·지마켓·이마트24 등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광고·용역 명목으로 수익을 내서 야구단 수입의 상당 부분이 그룹 안에서 돌고 도는 구조다. 이마트의 살림살이는 곧 야구단 살림살이와 직결된다. 단순히 다음번 스타벅스데이 개최가 불투명해지고, 스타벅스 유니폼을 팔지 못하는 수준을 넘어서 야구단의 수익 구조 자체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6/06/06/0000058896_003_20260606040006934.gif" alt="" /><em class="img_desc">지난 신세계그룹 임원들이 5월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관련 내부 진상조사 결과 발표를 마친 뒤 사과하고 있다. photo 뉴스1</em></span></div><br><br><strong>청라돔 프로젝트에 빨간불</strong><br><br>야구인들 중에는 스타벅스 사태가 청라돔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2028년 개장을 목표로 공사 중인 스타필드 청라는 세계 최초로 돔구장과 초대형 복합쇼핑몰을 한 건물에 결합한 프로젝트다. 신세계프라퍼티 3000억원, 하나금융그룹 캡스톤펀드 2250억원, 베인캐피탈 700억원 등 에쿼티 6000억원에 하나금융 후순위 대출 2700억원이 더해진, 87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된 사업이다.<br><br>그런데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마트의 100% 자회사다. 이마트 재정이 흔들리면 신세계프라퍼티의 신용도 함께 흔들린다. 2024년 기준 신세계프라퍼티의 총 차입금은 1조6868억원으로 이미 한 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을 웃도는 상태였다. 부채가 수익보다 많은 구조다. 설상가상으로 2023년에 발행한 3000억원 규모 영구채(연 6.85% 고정금리)의 콜옵션 행사 시점이 바로 올해다. 쉽게 말해 올해 안에 3000억원을 갚거나 더 높은 이자를 감수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 청라·광주·화성·동서울PFV 등 동시다발 대형 개발 사업이 모두 자금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이마트의 가장 큰 현금 공급원인 스타벅스 배당이 줄어드는 흐름이 겹쳤다. 물론 지붕이 이미 올라간 청라돔 공사가 멈출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스타벅스 사태가 자금 사정에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br><br>구장 개장 이후 운영에도 여파가 찾아올 수 있다. 대부분의 KBO 구단은 지자체나 공단이 소유·관리하는 구장에 임차료를 내고 사용한다. 반면 SSG는 도쿄돔주식회사가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구장을 임대하는 도쿄돔처럼, 신세계프라퍼티가 돔구장을 포함한 복합쇼핑몰을 직접 소유·운영하고, 야구단에 임대하는 구조다. 도쿄돔이 요미우리 경기만으로 수익을 내는 게 아니듯, 야구 72경기가 열리는 날 외 나머지 290여일을 채울 콘서트, 전시, e스포츠 국제대회로 수익을 내야 구장 사업이 돌아간다. 만약 야구 외적으로 생긴 문제가 장기화돼 야구 밖 사업에도 차질을 빚는다면, 야구장을 찾은 팬들이 스타필드 시설을 이용하고, 스타필드 이용객이 야구장을 찾는 시너지를 온전히 누리기 어려울 수 있다.<br><br>SSG 랜더스 창단 당시 정용진 회장은 본업과 야구를 연결하지 못하는 타 구단들을 비판했다. 역설적이게도 지금 SSG는 그 연결이 너무 강하고 촘촘해서 생기는 위기를 맞고 있다. 스타벅스 불매로 시작된 이마트의 위기가 야구단의 허리띠를 조르고, 심지어 청라돔 프로젝트까지 위기를 겪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다른 구단 관계자와 야구계에서 나오고 있다. 저주는 때가 되면 사라지고, 연패도 언젠가는 끝난다. 외국인 투수를 교체하고 부상자가 돌아오면 SSG는 다시 순위싸움에 뛰어들 힘이 있는 팀이다. 그러나 오너 리스크가 그룹 캐시카우와 야구단, 청라돔 미래까지 동시에 흔드는 구조적 문제는, 연패가 끝난 뒤에도 오래도록 SSG 랜더스를 따라다닐지 모른다.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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