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유튜브 출연서 "가짜 좌파와 싸우는 전사 필요" 등 발언 지적
李 "신중 기하겠지만 위법 아냐" 주장…방심위 '선방위원 위촉 절차 개선' 통보
국무회의 참석한 이진숙 방통위원장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7.8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황윤기 기자 = 감사원은 8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향해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이 위원장의 과거 유튜브 출연 시 발언 등에 대해 '주의' 조치를 내렸다.
감사원은 이날 공개한 결정문에서 "이 위원장은 엄격한 정치적 중립성과 품위 유지가 요구되는 기관장"이라며 "파급력이 큰 유튜브 방송 등에 출연해 특정 정당 또는 정치단체를 지지 혹은 반대해 공무원의 정치중립 의무를 위반하거나 공직사회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정문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지난해 8월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각종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 "다수의 독재로 가게 되면 민주주의가 아닌 최악의 정치형태가 되는데" 등의 발언을 했다.
또 "보수의 여전사(라고 저를 부르는 것은) 참 감사한 말씀이다", "가짜 좌파들하고 싸우는 전사가 필요하다" 등의 언급도 지적했다.
감사원은 "특정 정당을 거명하며 이를 반대하거나 정치적 편향성을 나타내는 발언을 한 것으로, 이는 방통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라며 "종합적으로 (이 위원장의 발언은)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큰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국가공무원법 65조는 공무원이 특정 정당이나 정치단체를 지지·반대하는 행위를 금지하는데, 이 위원장이 이를 어겼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이에 이 위원장은 감사원에 "외부 매체 인터뷰 시 발언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정치적 중립과 관련된 논란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자기방어 차원에서 발언했을 뿐이므로 국가공무원법을 어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유튜브 출연·발언 행위로 인해 보호받을 수 있는 개인의 명예나 억울함의 해소라는 사익보다, 훼손되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국민 전체의 신뢰라는 공익이 더 크다"며 "유튜브에 출연해 발언한 것이 적절한 방법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반박했다.
감사원은 다만 "중대한 사안이긴 하나 직무 권한을 이용하거나 기관 자원을 동원하거나 방통위 업무 수행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 사실은 없다"며 이 위원장을 고발하지는 않기로 했다.
한편 감사원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대해서는 선거방송심의위원 위촉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통보했다.
류희림 전 위원장이 자신의 지도교수였거나 정치적으로 편향된 사람을 선방위원으로 위촉한 것이 위법하지는 않지만, 향후 선방위원 위촉 시 복수의 추천단체로부터 여러 후보를 추천받고 상임위원회가 아닌 전체회의에서 결정하는 등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게 감사원 판단이다.
앞서 국회는 작년 11월 이 위원장의 정치적 중립 위반 의혹에 대한 감사요구안을 재석 289명 중 191명 찬성, 98명 반대, 기권 0명으로 통과시켰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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