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업생산 -1.1%…두 달 연속 감소
광공업(-2.9%)·건설업(-3.9%) 영향
설비투자·건설기성 지표도 악화일로
소비는 보합세…6월 심리 긍정 요인
정부 "2차 추경 효과 빠를 것" 전망
美 관세 등 통상 리스크 대응도 총력
내수 부진이 산업활동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지난달 전산업 생산과 투자가 모두 감소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보합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미약한 모습이다. 현 경기 상황과 전망을 살펴볼 수 있는 경기종합지수도 넉 달 만에 모두 감소 전환했다. 정부는 신속한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으로 내수 활성화와 민생 회복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5년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1% 감소했다. 지난 1월(-1.6%) 이후 2월(0.7%)과 3월(1.1%)까지 상황이 나아지는 듯했지만 4월(-0.8%)부터는 두 달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5~7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뒤 최장기간 감소다. 전년 동월과 비교했을 때도 지난달 전산업 생산은 0.8% 줄었다.
공공행정(0.8%)에서 생산이 늘었지만 광공업(-2.9%)뿐 아니라 건설업(-3.9%), 서비스업(-0.1%) 등에서 생산이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광공업은 전달 생산이 크게 늘었던 의약품(-10.4%)과 반도체(-2.0%) 조정 여파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자동차와 건설 등 전방 산업 부진으로 금속가공(-6.9%) 생산도 크게 줄었다.
정부는 미국 관세 영향이 기저에 깔려 있긴 하지만 아직은 뚜렷한 영향을 수치로 확인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산업활동 지표가 좋지 않은 배경에는 내수 부진 영향이 더 클 것이란 평가도 했다. 조성중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전산업 생산 마이너스에 기여한 게 광공업과 건설업"이라며 "건설업은 내수 영향이고 광공업도 내수 부진 영향으로 생산이 줄어든 비중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투자 지표는 악화일로다. 지난달 설비투자는 4.7% 감소해 석 달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보였다. 낙폭도 3·4월(-0.5%)보다 커진 모습이다. 운송장비(0.1%)에서 투자가 늘었지만 반도체제조용기계 등의 기계류(-6.9%)에서 투자가 크게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건설기성은 건축(-4.6%)과 토목(-2.0%)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줄면서 3.9% 감소했다. 이 역시 전달(-1.4%)보다 낙폭을 키웠다.
소비 흐름을 알 수 있는 소매판매는 보합세(0.0%)였다. 지난 3월(-1.0%)과 4월(-0.9%)보다는 나아진 수치지만 여전히 부진한 내수 상황을 벗어나진 못하는 모습이다. 내구재(1.2%)와 준내구재(0.7%) 판매가 늘었지만 소비 기한이 짧은 화장품 등 비내구재(-0.7%) 판매가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봐도 4월(-0.1%)에 이어 지난달(-0.2%)까지 두 달 연속 감소세였다.
현 경기 흐름과 전망 역시 좋지 않다. 지난달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8.5로 0.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1월(-0.4포인트) 이후 2월(0.1포인트)부터 석 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다 넉 달 만에 내려앉았다. 최근 경기 회복 조짐을 보였지만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0.1포인트 낮아진 100.9로, 지난 1월(-0.4포인트) 이후 넉 달 만에 다시 낙폭을 그렸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SI)가 108.7로 전달(101.8)에 이어 100을 상회한 점, 1일부터 20일까지 잠정 집계한 이번달 수출이 전달 대비 8.3% 증가해 5월(-1.3%)보다 나아진 점 등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조 과장은 "5월 산업 활동 지표가 좋지 않았지만 6월에는 나아질 수 있는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앞으로 내수 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위한 30조5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을 빠르게 추진하면서 대미 관세 협상 등의 통상 리스크 대응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조 과장은 "1차 추경은 산불 피해와 트럼프 관세 대응에 집중했다 보니 영향이 바로 나타나진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2차 추경은 규모가 큰 소비쿠폰이 지급되면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 지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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