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와 양자컴퓨터·슈퍼컴퓨터 연동 통한 실질적 연구 성과 기대
전세계 양자컴퓨터 기업들, 한국 정부 프로젝트에 도전
미국의 양자컴퓨터 기업 아이온큐(IONQ)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첫 양자컴퓨터 도입 사업의 승자가 됐다.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신약 개발, 신소재, 금융, 국방 등 다양한 산업 분야를 강화할 발판이 마련됐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우측 오른쪽 두번째)과 이식 KISTI 원장이 2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퀀텀 코리아 2025' 행사장의 아이온큐 부스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26일 과학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482억원 규모의 '양자컴퓨팅 서비스 및 활용체계 구축' 사업의 최종 사업자로 '아이온큐(IonQ)·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컨소시엄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재단은 지난달 사업 접수를 마무리하고 전문평가단의 심사를 거쳐 이런 결론을 내리고 최종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번 사업은 50큐비트 이상이면서 큐비트 충실도 99.9% 이상, 얽힘 게이트 충실도 99% 이상의 세계 최고 수준 양자컴퓨터를 도입해 고성능 슈퍼컴퓨터(HPC)와 연계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하는 내용이다. 국내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양자컴퓨팅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총 사업 기간은 2029년 1월까지 3년 9개월이며, 총 482억 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된다.
국내에는 연세대학교가 보유한 IBM의 127큐비트 양자컴퓨터인 '시스템원'이 가동 중이지만 양자컴퓨터를 통한 연구를 가속하기 위해 추가적인 정부 차원의 양자컴퓨터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져왔다.
이에 전 세계를 대표하는 양자컴퓨터 기업들이 국내 대학 및 연구기관과 손잡고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최종 선정된 아이온큐는 KISTI와 손을 잡았다. IBM은 기존 협력관계인 연세대학교와 함께 사업 수주에 나섰다. 핀란드의 IQM과 미국의 리게티(RIGETTI COMPUTING) 역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IBM, IQM, 아이온큐, 리게티는 24일부터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퀀텀코리아 2025 행사'에도 참가해 각자의 양자컴퓨터 우수성을 홍보하고 있다.
과학계에서는 KISTI의 손을 잡은 아이온큐가 우세했다는 견해가 많았다. KISTI가 국가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운영해 온 경험이 있는 데다 과학계 계산 컴퓨팅 지원을 담당하는 기관인 만큼 하이브리드 양자컴퓨터 운영을 위한 드림팀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KISTI가 도입 예정인 엔비디아 GPU를 사용한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가 가동한다면 아이온큐의 양자컴퓨터와 함께 사용자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양자 서비스형 플랫폼(QaaS, Quantum as a Service)'을 개발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국내 연구자들은 국내에 설치된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복잡한 문제 해결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양자 알고리즘 연구를 가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양자컴퓨터와 슈퍼컴퓨터를 결합한 시도가 등장하고 있다. IBM은 일본 국립 연구기관인 이화학연구소(RIKEN)와 함께 미국 외 지역 최초로 IBM 퀀텀 시스템 투(Quantum System Two)를 설치해 가동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일본이 자랑하는 슈퍼컴퓨터인 후가쿠(Fugaku)와 함께 양자 및 슈퍼컴퓨터 통합 활용 기술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최신인 156큐비트급 양자컴퓨터와 세계 10위권 내의 슈퍼컴의 결합인 셈이다.
최근 아시아경제가 주최한 미래기업 포럼에 참석한 백한희 IBM 박사는 "양자컴퓨터와 슈퍼컴퓨터가 결합하면 양자컴퓨터의 실질적인 활용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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