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센터장,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 임명
한성숙 전 대표, 중기부 장관 후보자 지명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삼희 익스콘벤처타워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네이버 출신 인사들이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획 라인에 연이어 발탁되면서, AI 산업과 스타트업 정책에 현장 경험이 반영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실무 경험을 갖춘 민간 인재들이 정책 수립에 참여하면서 실행력 있는 전략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이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임명된 데 이어, 한성숙 네이버 전 대표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네이버 출신 인재들이 잇달아 정부 요직에 발탁되고 있다. 각각 AI 기술 전략과 중소기업 혁신에 정통한 인물로, 공공 정책에 실무형 민간 감각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하정우 수석은 서울대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으로, 삼성SDS 연구원을 거쳐 2016년부터 네이버에서 클로바 AI 리서치, AI랩,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센터 등을 이끌며 AI 기술 개발과 조직 운영을 총괄했다. 생성형 AI를 포함한 초거대 모델 개발과 산업 적용 전반에 폭넓은 경험을 쌓은 그는, 현장 중심의 기술 기획과 실행 경험을 정책 수립에 녹일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프론티어 모델을 처음부터 끝까지 개발해본 경험은 정책 수립에 있어 필수적인 자산"이라며 "하 수석은 그런 경험과 지식을 갖춘 인물로,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모두의 AI' 전략과의 철학적 방향도 잘 맞아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이어 "AI를 전략 자산으로 바라보는 정부 입장과 '소버린 AI'라는 하 수석의 기술 철학은 싱크가 높고, 한국형 AI의 수출 전략까지 고려한 정책 설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은 앞서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임명됐다. /더팩트 DB
한성숙 전 대표 역시 기술 기반 창업 환경 조성과 스타트업 및 중소상공인 지원에 실무 경험을 갖춘 인물로 꼽힌다. 그는 2007년 네이버에 합류해 지식인(iN), 네이버 앱 등 핵심 서비스를 주도했으며,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네이버의 기술 스타트업 투자조직 'D2SF'를 확대하고, 중소상공인들의 디지털 전환 사업도 추진했다.
2016년에는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부 장관과 함께 유럽 기술 스타트업 투자 펀드(K-펀드1)에 참여했으며, 퇴임 이후엔 3년간 네이버 유럽사업개발 대표로 현지 스타트업 발굴·투자 활동을 이어갔다. 이는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이라는 중기부 과제와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벤처 운영 경험과 빅테크 경영,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이해를 두루 갖춘 만큼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기대가 크다"며 "스타트업이 당면한 과제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스케일업을 통해 비즈니스 규모를 키우고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해외 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한 후보자는 이 두 과제를 모두 경험한 만큼, 현장에 필요한 실질적 정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기부가 스타트업을 지원하긴 하지만 그간은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에 집중된 측면이 컸다"며 "한 후보자가 스타트업 현장을 직접 경험한 만큼, 더 실효성 있는 지원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민간 기업 출신 인사들의 정책 참여가 실행 중심 체계로의 전환을 앞당길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생성형 AI, 클라우드 전환 등 신산업 중심 정책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민간 감각을 가진 인재들이 기획부터 실행까지 관여하면 실효성 있는 로드맵이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책 기획과 실행의 간극을 줄이려면 실제 산업 현장을 경험한 인재들이 필요하다"며 "관료 중심보다는 민간 출신 인사들이 더 빠르게 시장 흐름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 출신 인사들이 정부 요직에 잇따라 지명되거나 중용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네이버의 소버린 AI 전략과 기술 기반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전일 네이버 주가는 7.61% 오른 29만원으로 마감했다.
다만 특정 기업 출신 인사의 잇단 발탁에 따른 부담감도 없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능력 있는 인재를 배출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네이버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도 있다"며 "정책 수혜 여부와 무관하게, 그런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구조 자체가 더 조심스럽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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