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6개월 만에 310억달러…연 목표 62%
지난달 체코 원전 계약 182억달러 반영
한수원 압도적 수주 1위, 2위는 삼성물산
"원전 성장 지속 예상…저유가에 중동은 주춤"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한 K-건설이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수주액의 80%를 넘겼다. 아울러 연초 제시한 연간 목표치인 500억달러의 62%를 채웠다.
1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이 지난달 말까지 계약한 해외건설수주액은 310억1335만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155억8424만달러)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5월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건설사의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116억2248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136억3695만달러) 대비 14.8% 줄어든 액수다.
해외건설수주액의 가파른 증가는 체코 원전 계약액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지난달 4일 187억2200만달러(약 26조원)의 체코 두코바니 신규원전 건설사업을 따냈다. 올해 전체 수주액의 60.4%가 체코 원전 사업에서 나온 셈이다. 지난달까지 유럽 지역에서의 올해 수주액도 196억8278만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63.5%를 차지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역대 해외건설 수주액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아랍에미리트연방(UAE) 바카라 원전(191억달러) 사업 다음이다. 기존 역대 2위 규모의 수주였던 비스마야 신도시(78억달러)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주액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에너지 안보 및 전력 수요 증가 영향으로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과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현대화 사업, 사우디,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현대화 사업, 사우디 루마·나이리아·PP12 복합화력발전 사업 등 지난해에 이어 다수의 발전분야 공사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압도적 1위 한수원, 현대건설 7위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 외에 올해 상반기 주요 수주로는 삼성E&A가 지난 2월 계약한 UAE 타지즈 메탄올 프로젝트가 있다. 삼성E&A는 루와이스 산업단지 내 타지즈 공단에 하루 5000톤의 메탄올을 생산하는 시설의 설계·조달·공사(EPC)를 맡는다. 계약금은 16억8500만달러다.
대우건설은 지난 5월에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 비료 케미컬 컴플렉스 사업을 따냈다. 투르크메나밧에 연 35만 톤의 인산 비료와 연 10만톤의 황산암모늄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와 부대 시설을 짓는 공사다. 수주액은 7억8430만달러다. ▷관련기사: [인사이드 스토리]해외서 답 찾던 대우건설, 결실 보인다(6월11일)
올해 6월까지 가장 많은 해외건설 수주액을 올린 기업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 계약을 따낸 한수원이다. 한수원의 지난달 말까지 수주액은 196억218만달러이다.
한수원에 이어서는 삼성물산이 가장 많은 수주고를 올렸다. 삼성물산은 25억8460만달러를 수주했다. 주요 수주는 UAE 아부다비 알다프라 지역에 개방형 가스터빈(OCGT)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해당 프로젝트의 계약액은 4억8139만달러다.
사우디 복합화력발전소 발주 물량을 다수 확보한 두산에너빌리티가 3위다. 이 회사는 사우디의 발주 물량인 루마(7억7389만달러)·나이리아(7억6980만달러)·PP12(6억1073만달러) 복합화력발전을 따냈다. 회사 전체 수주액은 23억5641만달러다.
이어서는 △삼성E&A(18억4583만달러) △대우건설(12억2156만달러) △현대엔지니어링(9억5877만달러) △현대건설(7억3541만달러) △쌍용건설(2억9039만달러) △KIND(2억2528만달러) △SK에코엔지니어링(9301만달러) 순이다.
전력 수요 호재, 중동은 발주 여건 악화
해외건설협회는 올해 세계 건설시장 규모를 14조8000억달러로 예상했다. 지난해 14조500억달러 대비 2.6% 성장한 수치다.
해건협은 산업설비 대형화에 따른 자체 발전설비 구축 수요가 늘고 있다고 짚었다. 전기차와 인공지능 관련 산업, 데이터센터에 대한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필요하고 발전 설비에 대한 수요가 확대하면서 소형모듈원전(SMR)을 포함한 원전, 신재생 에너지 등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는 게 해건협의 설명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차세대 기술인 SMR 세계 시장의 규모가 2027년 104억달러에서 2040년에 3000억달러로 약 30배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2030년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전 세계 발전량은 2022년의 3배, 같은 기간 전력망 투자는 2배 수준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관련기사: 400조 '미니원전' 공 들이는 건설업계…데이터센터 연계도(4월8일)
다만 저유가로 인해 중동 지역 발주 여건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량 확대, 수요 감소등의 복합적 영향으로 EIA(US Energy Info Admin)는 지난 1월에 발표한 올해 국제유가(브렌트유 기준) 전망치를 배럴당 74달러에서 66달러로 지난달에 하향 조정했다. ▷관련기사: [인사이드 스토리]위기의 중동 건설 "사우디 네옴시티 너마저…"(6월19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원유 감산 조치를 지난 4월부터 점진적으로 해제했다. 아울러 미국의 원유 생산 확대 기조와 선진국 및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도 국제 유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 산유국 중에서도 특히 중동지역 내 국가의 재정 여건이 나빠져 해외건설공사 발주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지수 (jisoo2393@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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