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사원’ 개발 주도 배경훈 LG AI 연구원장, AI 주무부처 장관 내정
최연소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지명…AI 분야 현장 경험·전문성 갖춰
하정우 AI수석과 시너지 기대…'AI 기술 자립화·자율규제' 공통점
[서울=뉴시스]배경훈 LG AI 연구원장. (사진=LG 제공) 2025.03.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기 장관 후보자로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을 지명했다. 배 후보자는 LG의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Exaone)’을 설계를 주도한 기술 전문가다.
네이버 출신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이어 AI 전문가가 과학기술 정책 전면에 세워진 것은 이번 정부가 내세운 ‘AI 3대 강국’ 도약이라는 국정 철학이 인사를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76년생인 배 후보자는 역대 과기정통부 장관 중 최연소다. 하정우 수석(1977년생)과 함께 40대 기술 리더로서 ‘AI 전략 투톱’을 형성하게 되면서 정부 정책 전반에 민간 중심의 기술 기조가 뚜렷해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배 장관 후보자는 기술 개발과 정책 모두를 경험한 실무형 리더로 평가받는다. 특히 유영민 전 장관에 이어 두 번째 기업인 출신이자 LG 출신 수장이 될 전망이다. 기업 현장에서 AI 모델 개발에 관여한 실무형 인재라는 점에서 정책 구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구체적 기술 산업 전략을 실행하는 데에도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배 후보자는 2020년 LG그룹이 설립한 AI 연구원의 초대 원장으로 LG경제연구원 AI자문 연구위원, LG전자 AI추진단장 등을 거치며 AI 관련 리더십을 발휘했다. 특히 우리나라 첫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 개발을 주도하며 생성형 AI 기술 발전에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배 후보자는 AI를 국가 전략자산으로 간주하고, 기술 자립의 필요성을 줄곧 강조해왔다.
올해 2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개최한 AI 현안 공청회에서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추진하지 않으면 국가 전략자산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며, 반드시 내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입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을 목표로 정부가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방향성과도 맞닿는다. 배 후보자가 장관에 오를 경우 해당 프로젝트에 힘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AI 규제 정책에 있어서도 ’자율 규제‘를 강조해 온 만큼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AI 기본법 또한 이러한 기조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술 그 자체보다 오남용을 막는 체계가 중요하다”며 정부가 방향을 제시하고 산업이 책임지는 자율 규제 기반의 신뢰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왔다.
이는 특히 과기정통부가 추진 중인 정책 기조와도 궤를 같이하고 있어 AI 기본법 하위 법령 설계 과정에서도 일정 부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정책 경험도 풍부하다. 배 후보자는 국가인공지능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AI 정책 협의회, 초거대AI추진협의회 등에서 활동했다. 현재는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초거대 AI 상용화와 글로벌 협력 공로를 인정받아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과의 조합도 주목된다. 하 수석은 네이버에서 ‘하이퍼클로바X’를 주도하며 한국형 초거대 모델 개발과 AI 주권 확보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아울러 두 사람 모두 민간 기업에 몸 담으면서 AI 정부 정책 자문 활동을 활발히 해 왔다.
배 장관 후보자는 지난 16일 하 수석의 인선 발표 이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AI가 글로벌 빅테크의 자본 게임에 눌려 큰 위기에 처해 있는 가운데, 이를 돌파할 수 있는 구원투수로서 최적의 인물이 낙점 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G3 AI 강국이 되기 위해서 무엇이 비어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며 "실질적인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해 산업계와 학계 모두 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 저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선 배 장관 후보자와 하 수석이 자체 AI 확립, 규제 혁신 등 국가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함께 수행하며 시너지를 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또 배 장관 후보자는 전자공학과, 하 수석은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이공계 출신이라는 점도 기술 중심 행정을 추진할 것이란 데 무게가 실린다.
정책 철학과 전략 방향이 일치하는 두 인사가 대통령실과 주무 부처를 각각 맡게 되면서, 향후 국가 AI 정책의 수립과 실행 양면에서 속도와 무게가 동시에 실릴 것으로 보인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AI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 등으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AI 3대 강국 달성을 위해 어렵게 모신 전문가로,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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