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정부 요직에 하정우(AI수석) 이어 한성숙(중기부 장관) 배출
한성숙, D2SF·프로젝트 꽃 주도…스타트업·소상공인 투자·상생 부각
AI·벤처 정책 발굴 유기적 연계 기대…네이버 내부에선 '기대반 우려반'
[서울=뉴시스] 이재명 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왼쪽), 네이버 퓨처AI센터장을 역임했던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2025.06.23. (사진=뉴시스 DB)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이재명 정부가 AI(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에 이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네이버 출신 인사를 기용했다. 이재명 정부의 디지털 혁신 엔진을 담당하는 AI·스타트업 정책 관련 핵심 요직에 네이버 출신들이 포진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오후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를 중기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한 후보자에 대해 "라인, 네이버웹툰 등에서 혁신을 이끌었고 '포춘인터내셔널 파워우먼 50'에 4년 연속 선정된 인물"이라며 "관련 분야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이해도를 바탕으로 중기부 육성 전략에 새로움을 더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중기부는 중소기업과 벤처·스타트업, 소상공인을 지원·육성하는 핵심 부처로 국가 혁신 생태계의 중심축을 맡고 있다. 한 후보자는 2007년 네이버에 합류해 지식인(iN), 네이버 모바일 앱 등 네이버 대표 서비스를 주도한 공로로 2017년 네이버 최고경영자(CEO)직까지 올랐던 인터넷 서비스 전문가 출신이다.
네이버 CEO 시절에는 스타트업 투자와 중소 상공인들의 디지털 전환 사업을 주도했다. 한 후보자가 중기부 장관으로서도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표적으로 2015년 출범한 네이버의 기술 스타트업 투자조직 'D2SF'는 그가 대표를 맡은 2017~2022년에 주도적으로 성장했다.
[서울=뉴시스]네이버 신임 최수연(왼쪽) 대표이사와 전임 한성숙 대표가 1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사옥에서 개최된 23기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직후 퇴장하고 있다. 2022.03.14 (사진=네이버 제공)
대표 취임 이전에도 한 후보자는 글로벌 창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섰다. 2016년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부 장관과 손잡고 유럽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K-펀드1'에 참여한 바 있다. 2022년 퇴임 후에도 3년간 네이버 유럽사업개발 대표로 남아 유럽 내 유망 스타트업 발굴·투자 활동을 이어갔다.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이 중기부 주요 과제인 만큼 그의 유럽 네트워크와 실무 경험은 실질적인 자산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재명 정부가 벤처투자 시장을 연간 40조원 규모로 키워 글로벌 4대 벤처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가운데 한 후보자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이 겪는 제도적 병목을 해소하는 데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대표 시절 중소 상공인들과의 상생행보도 그가 초대 중기벤처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된 요인으로 꼽힌다. 2016년 네이버가 시작한 소상공인·창작자·중소기업 상생 프로젝트 '프로젝트 꽃'이 대표적이다. 네이버 기술을 활용해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을 촉진해 왔는데 민간 주도의 상생 생태계 조성 대표 사례로 평가받는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공계특별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6.19. myjs@newsis.com
한 후보자와 하정우 AI수석과의 시너지도 주목된다. 하 수석은 직전 네이버 퓨처AI센터장을 역임했는데 네이버 AI랩 책임 리더로 근무할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와 호흡을 맞췄다.
업계에서는 정부 내 AI 등 첨단기술 전략 수립(하 수석)과 혁신 정책 발굴(한 후보자)을 연결하는데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를 통해 한국 AI·벤처 생태계의 동반 성장과 글로벌 진출 가속화가 실현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지난 26년간 국내 정보기술(IT) 산업을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국가 IT 인재풀로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네이버 출신들이 이재명 정부 핵심 요직에 발탁되면서 소버린 인공지능(AI) 사업 전략과 네이버 쇼핑 등 주요 네이버 경영 전략이 더욱 탄력을 받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러한 기대를 반영하듯 이날 네이버 주가는 장중 29만50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잇단 네이버 출신들의 정부 요직 발탁에 네이버를 경계하는 오히려 외부 시각에 부담을 느끼는 내부 분위기도 감지된다. 자칫 이러한 외부적 시선 탓에 다양한 공공 프로젝트 사업에서 네이버가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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