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요약
이스탄불 비공식 회담도 추진 단계서 무산…외교 채널 사실상 단절
트럼프 "협상 사실상 불가능" 판단…'2주 최후 통첩'은 연막이었나
토요일 뉴저지서 최종 승인, 직후 기습 작전…핵시설 파괴 성공 여부 불분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강조해온 외교적 해법을 접고 이란 핵시설에 대한 군사공격을 전격 단행한 배경에는, 이란과의 협상이 더는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주 마지막 외교 시도였던 이스탄불 회담이 무산되자, 군사 개입 외엔 방법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20일(현지시간) 내세운 '2주 최후통첩' 발언도 실제론 작전 준비를 위한 '연막술'에 불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미국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Axios)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부터 이란과의 외교적 타협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굳혀왔다.
악시오스는 백악관이 터키의 중재로 이스탄불에서 이란과의 비공식 접촉을 추진했지만,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암살 위협을 우려해 회동을 거부하면서 외교 채널이 사실상 닫혔다고 보도했다.
당시 백악관은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JD 밴스 부통령을 현지에 파견할 계획이었으며, 필요하다면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직접 회담에 나설 의향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란은 "이스라엘이 공격을 중단하지 않는 한 미국과의 직접 접촉은 불가능하다"며 미국과 모든 접촉을 차단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고 군사 작전에 나서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악시오스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이스라엘의 공습에 개입하는 데에는 신중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보유해선 안 된다"는 입장만큼은 끝까지 고수했다고 전했다. 이는 협상이 무산된 뒤 군사 옵션으로 선회하게 된 핵심 배경으로 해석된다.
미 공군에서 운용 중인 B-2 스텔스 폭격기. 연합뉴스
미국의 작전은 이스라엘과의 철저한 사전 공조 속 극비리에 추진됐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막 협상 기회를 주기 위해 향후 2주 안에 결정을 내리겠다고 공개적으로 발표했지만, 주말 동안 공격 준비가 가속화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오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의 골프 클럽에서 공습을 최종 승인했으며, 이후 백악관으로 복귀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다. 이후 작전은 수 시간 만에 실행됐다.
미군 B-2 스텔스 폭격기는 포르도 지하 핵시설에 벙커버스터 폭탄 최소 5발을 투하했고, 미 해군 잠수함은 이스파한과 나탄즈 핵시설을 향해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30여 발을 발사했다. WSJ은 한 고위 행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전했다.
공습 전후로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해 작전 경과를 공유하며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공습은 전면전 확대가 아닌, 제한적이고 단기적인 차원의 조치라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WSJ에 "이번 공격은 정권 교체 전쟁의 시작이 아니라 일회성 타격임을 이란에 분명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 CBS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몇 시간 전 이란 측에 "이번 공격이 미국의 계획의 전부이며, 정권 교체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도 "이란과의 평화 구축이 필요하다"고 촉구하며 "그렇지 않으면 향후 공격은 훨씬 강력하고, 훨씬 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공습이 실제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결정적으로 무력화했는지를 두고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시설은 완전히 제거됐다"고 주장했지만, 이란 측은 "핵심 시설은 지하 깊숙이 보존돼 있으며 피해는 제한적"이라고 반박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날 미국의 이란 주요 핵시설 공습 뒤 관련 시설 외부의 방사능 수치가 높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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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백담 기자 da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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