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서 김두겸 울산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정부가 소버린(자주적)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을 전제로 공약한 ‘모두의 에이아이 프로젝트’가 시동을 건 가운데, 국가대표급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참여할 국내 기업·기관에 관심이 쏠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독자 에이아이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할 국내 팀을 모집한다. 전 세계 인공지능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기술로 ‘한국형 챗지피티’(Chat GPT)를 개발해 이를 전 국민이 쓸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최대 5개팀(컨소시엄 가능)을 선발해 6개월마다 단계 평가를 거쳐 후보를 압축할 방침이다.
22일 업계 설명을 들어보면, 자체 거대언어모델을 개발한 국내 다수 기업이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네이버와 엘지(LG) 에이아이연구원, 엔씨(NC)소프트의 인공지능 자회사 엔씨 에이아이는 물론 이스트소프트·코난테크놀로지·솔트룩스·업스테이지 등 중소·스타트업 업체들도 참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정부로부터 독자적인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와 데이터, 인재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에 매력적인 사업으로 여겨진다.
한편에선 이 사업을 두고 그동안 소버린 인공지능 개발을 강조해온 네이버 등 일부 대기업에 특혜가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6개월 이내 출시된 최신 글로벌 인공지능 모델 대비 95% 이상의 성능’을 목표로 단계별 평가가 이뤄지는데, 이에 근접한 수준을 달성했다고 벤치마크(성능지표) 수치를 밝힌 기업은 손에 꼽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정부에서 신설된 에이아이미래기획수석에 네이버 출신인 하정우 수석이 임명됐다.
정보인권연구소와 진보네트워크센터 등은 하 수석 임명 뒤 논평을 통해 “하 수석은 그동안 네이버 인공지능 육성을 위해 국회와 정부에 규제 완화, 지원 등을 요구하며 업계 입장을 대변해왔던 인사”라며 “직전까지 특정 기업의 이익을 위해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활동해온 인사가 과연 사적 이해관계를 배제하고 공평무사하게 국가 인공지능 정책 전반을 총괄하고 입안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사업 참여를 준비 중인 한 기업 관계자는 “하 수석의 임명으로 오히려 정부가 네이버에 유리한 정책을 펴기 어렵게 됐다고 생각한다. (네이버 몰아주기가 발생한다면) 업계가 가만히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