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추신경계 각성제 ‘콘서타’ 수요 폭증
해당 성분 처방 4년 새 2배 이상 증가
ADHD치료제인 한국얀센의 ‘콘서타’.
MK약국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주말 내내 기습성 폭우가 쏟아진다고 하니, 모쪼록 잘 대비하셔서 피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날이 갑자기 무더워지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시기입니다. 식사 잘 챙겨 드시고 푹 주무시고 건강관리 잘하시기 바랍니다. 영화 ‘리미트리스’에서는 뇌의 100%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약물을 복용한 뒤, 하루아침에 월가의 천재로 변신하는 주인공 에디(브래들리 쿠퍼)가 등장합니다.
그는 약을 복용한 뒤 기억력, 집중력, 분석력, 언어 능력까지 눈에 띄게 향상되며, 단기간에 소설 한 권을 완성하고, 주식 투자로 엄청난 수익까지 거둡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심각한 부작용과 의존 증상에 시달리게 되지요.
현실에서도 ‘집중력이 높아진다’는 소문을 타고 주목받는 약이 있습니다. 바로 얀센의 콘서타입니다. 원래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최근에는 ‘공부가 잘 되는 약’이라는 말과 함께 수험생과 직장인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콘서타는 메틸페니데이트라는 성분을 기반으로 한 중추신경계 각성제입니다. 뇌 속 도파민의 재흡수를 억제해 집중력을 높이고, 충동성과 과잉행동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루 한 번 복용으로 12시간 이상 약효가 지속돼, 학령기 아동뿐 아니라 성인 환자에게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ADHD 진단자 수 급증
교육열 높은 지역 집중
최근 몇 년 사이 ADHD 진단을 받고 이 약을 처방받는 사람은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 약의 성분으로 처방받은 환자 수는 2020년 14만3471명에서 2024년 33만7595명으로 4년 새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10대 ADHD 환자 수는 10만8000여 명으로, 전체 환자의 32%를 차지했습니다. 이들이 처방받은 약은 무려 3248만 정에 달합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ADHD 진단 기준이 명확해지면서 환자 인식과 진료 접근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고교생들이 인위적으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약을 무리하게 처방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실제로 ADHD 약 처방이 집중된 지역은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교육열이 높은 지역이라는 점이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언급됩니다. 앞서 미국에서도 ADHD 치료약이 ‘공부 약(study drugs)’으로 잘못 알려지며 오남용이 사회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약을 구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콘서타 품절 사태입니다. 콘서타는 2024년 중반부터 일부 용량의 공급이 끊기기 시작했고, 이후에는 전 용량에 걸쳐 품절이 이어졌습니다.
공급 중단 사유로는 원료 수급의 어려움과 예상치를 넘는 수요 증가가 함께 지목됐습니다. ADHD 진단이 늘어나며 약을 찾는 사람이 급증했지만, 정작 국내에는 완전히 동일한 복제약이 없어 의존도 높은 수입 제품에만 기대야 했습니다.
올해 5월 콘서타 18㎎부터 54㎎까지 모든 용량의 유통이 다시 시작됐지만, 병의원 처방과 약국 입고까지는 시차가 발생하고 있어 여전히 일부 환자들은 약을 제때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1년 이상 품절사태에 환자들만 골탕
대체약 ‘메디키넷’ 마저 수급 불안
명인제약이 독일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ADHD 치료제 ‘메디키넷’.
대체 약으로는 ‘메디키넷 리타드캡슐’이 있습니다. 이 약 역시 콘서타와 마찬가지로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을 기반으로 한 ADHD 치료제입니다. 도파민의 재흡수를 억제해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작용을 하며, 주의력 향상과 충동성 억제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복용 방식과 약효 지속 시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보통 하루 1~2회 복용하며 약효 지속 시간은 8시간 내외로 알려져 있습니다.
메디키넷 역시 공급 부족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메디키넷 완제품은 독일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명인제약은 독일 메디스로부터 수입·유통하는 형태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는 콘서타와 메디키넷 모두 약국에서 품절되는 사태가 동시에 벌어졌고, 이에 따라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올라왔으며, 2만명 이상이 동의했습니다.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해외 제조사와의 공급 우선 협상, 국내 생산 기반 확대나 제네릭 개발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적 장치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약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전환입니다. ADHD 치료제는 단순한 ‘집중력 향상제’가 아닙니다. 정확한 진단을 기반으로 전문가의 판단과 모니터링 아래 복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입니다.
특히 메틸페니데이트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어 장기 복용 시 불면, 식욕 저하, 심혈관계 부작용, 의존성 등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일부 환자들은 약 복용 이후 심장이 빨리 뛴다거나,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의사와 상담을 통해 약물 용량 조절이나 교체가 필요합니다.
약의 효과만 보고 장기 복용을 이어갈 경우, 오히려 일상 기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약을 둘러싼 오해를 바로잡고, 환자에게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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