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수주전 참여 포기…조합 입찰조건이 발목
'압구정 아파트 텃밭' 현대건설 단독 입찰·선정 전망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의 모습. 2024.11.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윤주현 기자 = 서울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압구정 2구역 수주전에서 삼성물산(028260)이 빠지기로 했다. 당초 현대건설(000720)과 2파전이 예상됐으나, 삼성물산이 조합의 까다로운 입찰조건에 부담을 느껴 참여를 포기하면서 현대건설의 수주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삼성물산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조합에 공문을 보내, 이번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당사는 압구정 2구역을 랜드마크 단지로 건립하기 위해 글로벌 건축디자이너, 금융사 협업 등 적극적으로 입찰 참여를 준비해 왔다"며 "하지만 조합의 입찰조건을 검토한 결과 이례적인 대안설계 및 금융조건 제한으로 인해 당사가 준비한 내용을 충분히 제안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달 현대건설의 텃밭이라 불리는 압구정 아파트 맞은편에 홍보관 '압구정 에스 라운지'까지 열고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여기에 세계적 건축설계사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 (Foster+Partners)'와 손을 잡고 혁신적 대안설계를 준비했다.
5대 시중은행 및 주요 대형 증권사와 협업을 통해 최상의 금융 조건을 제공할 계획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조합이 요구한 입찰조건에 부담을 느껴 입찰 참여 전면 백지화를 선언했다. 조합은 최근 대의원회의에서 △대안설계 범위 대폭 제한 △모든 금리 CD+가산금리 형태로만 제시 △이주비 LTV 100% 이상 제안 불가 △추가 이주비 금리 제안 불가 △기타 금융기법 등 활용 제안 불가 등의 입찰 지침을 확정했다.
이로써 압구정 2구역은 압구정이 텃밭인 현대건설의 단독 입찰이 유력해졌다. 현대건설은 2월 중순 '압구정 현대 아파트'를 뜻하는 한글·한자 상표권을 출원하며 일찌감치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건설사가 과거에 시공한 단지의 명칭을 상표로 등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또 최근 기존의 압구정 재건축 수주를 위한 TF(태스크포스) 부서를 '압구정 재건축 영업팀'으로 확대 개편하고 홍보관도 개관했다.
압구정2구역(신현대 9·11·12차 아파트) 재건축은 현재 1924가구 규모의 단지를 지하 5층~지상 최고 65층 14개동 2571가구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평(3.3㎡)당 공사비가 1150만 원으로 총 공사비는 2조 7488억원에 달한다.
한편 압구정 2구역은 압구정 6개 구역 중 재건축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단지로, 한강변에 위치하며 압구정 현대백화점과 현대고등학교 사이에 위치한다. 시공사는 9월 중 최종 선정될 예정이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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