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지난 3월 인터배터리 2025에서 선보인 각형 배터리. 단방향 배터리(위)와 양방향 배터리 두 가지 폼팩터로 이뤄졌다.
SK온이 양극과 음극 단자를 상단에 배치한 '단방향' 각형 배터리 사업화를 추진한다. 양·음극 단자가 양쪽 측면에 위치한 '양방향' 배터리에 이어 단방향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으로, 증가하는 각형 배터리 수요 대응이다. 각형 배터리는 파우치나 원통형 배터리 대비 안전성이 우수해 전기차 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단방향 각형 배터리 생산을 위한 파일럿 라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 배터리 연구원에 다음달부터 설비를 들일 예정으로, 본격적인 상용화에 뛰어들었다.
파일럿 라인은 양산 전 제품의 품질과 성능 등을 평가·검증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생산한 샘플을 고객사에 제출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양산 여부를 결정한다. 파일럿 라인 구축은 사업화의 길목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SK온은 그동안 파우치형 배터리만 만들었다. 각형은 상자 모양 알루미늄 캔 안에 내용물을 넣은 배터리고, 파우치형은 과자 봉지 같은 알루미늄 필름 안에 배터리 소재를 담은 구조다.
SK온은 회사는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각형 배터리 개발을 결정하고 대전 배터리 연구원 내에 양방향 각형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는데, 이번에 단방향 방식까지 추가했다.
단방향은 양극과 음극 단자가 한쪽 면에 위치한 구조다. 톱탭 혹은 톱터미널 형태로도 불린다. 한 면에 회로 구성이 가능해 시스템 설계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또 전류 이동 경로가 짧아 저항을 감소시키는데 유리하고 패키징이 용이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양방향은 두 탭이 양면에 대칭으로 배치된 구조다. 상·하부 모두에 냉각판을 설치하는 양면 냉각을 통해 효과적인 열관리가 가능하고 균일한 전류 흐름으로 배터리의 사이클 개선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SK온이 양방향에 이어 단방향 각형 배터리를 상용화하려는 건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완성차 업계에서는 배터리 안정성이 화두다. 화재 안정성이 전기차 판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파우치나 원통형보다 외부 충격에 강한 각형 배터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SK온은 고객사 수요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각형 배터리 폼팩터를 다변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완성차 회사들은 같은 각형 배터리라도 차량 최적화를 위해 배터리 길이나 높이, 두께 등을 다르게 주문한다.
업계 관계자는 “내달 초부터 설비 반입이 이뤄지면 라인 구축이 본격화될 것”이라면서 “완성차 업체의 다양한 폼팩터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생산 가능 크기를 키우고 톱탭과 사이드탭 방식 모두 대응이 가능하도록 라인 구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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