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커머스 3사 비교/그래픽=김지영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독주하는 퀵커머스 시장에 네이버(NAVER)가 도전장을 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과 자웅을 겨루고 있는 네이버가 퀵커머스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쿠팡도 이 시장 공략을 타진하고 있어 세 기업이 벌일 진검승부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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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커머스 사업 빠르게 확장하는 네이버…배달 능력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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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AI(인공지능) 커머스 애플리케이션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이하 네플스)'는 최근 '지금 배달'에 GS25와 이마트에브리데이를 입점시키는 등 빠르게 퀵커머스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지금배달'은 지난달 15일 CU 입점과 함께 출시한 퀵커머스 서비스다. 지난 11일 GS25를, 12일에는 이마트에브리데이를 추가 입점시켰고, 총 8500여개의 편의점·기업형 슈퍼마켓 매장이 입점하는 등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르다.
지금배달은 사용자 주변 1.5km 내 편의점·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의 상품을 1시간 내외로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로, 네플스 앱과 웹에서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가 퀵커머스에 열을 올리는 건 경쟁자 쿠팡에 앞서 퀵커머스 시장에 진출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높은 이용자 수가 강점이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네이버 앱은 지난달 4523만여명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를 기록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는 1000만명을 훌쩍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네플스는 지난달 출시 세 달 만에 490만명을 넘는 MAU를 기록했다. 네플스가 탄탄한 네이버 이용자층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듯, 지금배달도 가파른 성장세를 그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멤버십 이용자가 지금배달을 이용하면 추가 적립혜택을 주는 등 강력한 마케팅 정책을 펴고 있다.
다만 배달 능력에 의문 부호가 찍힌다. 네이버는 자체 투자 대신 CU, GS25 등의 이륜차 배달망을 활용해 상품을 배달한다. 자체 배달망 구축 비용을 절감하고 빠르게 사업 확장은 가능하지만 실효성 의문이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편의점들이 배달 능력에서 배민에 밀려 퀵커머스 시장에서 고전하는 점을 고려할 때, 자체 투자 없이 단순 협업만으로는 시장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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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라이더 기반으로 시장 선점한 배달의민족…고민 중인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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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커머스 1위 배민의 '장보기·쇼핑'에는 1만9000여개의 편의점, 기업형 슈퍼마켓, 대형마트 등이 입점해있다. 물류센터도 거대하다. 배민은 서울, 경기, 대전, 부산, 전주 등지에 약 70여개의 자체 도심 물류센터 PPC(Pick Packing Center)를 구축했다. 이에 배민의 퀵커머스를 대표하는 상품매출(B마트 포함)은 2022년 5123억원, 2023년 6880억원, 지난해 7568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 흑자를 달성했다.
배민은 음식 배달 라이더를 기반으로 한 촘촘한 배달망이 강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민은 라이더 숫자도 많이 확보하고 있고 빨리 라이더를 매칭하는 노하우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쿠팡은 퀵커머스 진입이 가장 늦다. 쿠팡은 현재 송파구 일부 지역에서만 '이츠마트'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물품을 직매입해 보관하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배송하는 방식이다. 강남구에서는 최근 쿠팡에 입점한 판매자와 제휴해 꽃·반려용품·뷰티용품을 단시간 내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은 도심 외곽에 대형물류센터를 다수 확보한 상태"라며 "퀵커머스를 위해서는 도심 내 마이크로물류센터가 필요한데 쿠팡은 최근 이익이 나기 시작해 신규 투자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퀵커머스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전문기관 스태티스타는 국내 퀵커머스 매출이 2024~2029년간 매년 7.49%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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