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최고지도자 소재 파악" 경고
G7 회의 급거 귀국 뒤 NSC 개최
중동 갈등 속 美 대응 방안 논의
CNN "외교적 해법보다 미군 활용에 무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과 관련해 미국이 직접 개입해 이란 핵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한 이란 최고지도자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며 제거 가능성을 시사, 이란에 무조건적인 항복을 촉구하는 등 대(對)이란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 파괴와 함께 '정권 교체'까지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 상황실에서 약 1시간 20분 동안 국가안전보장(NSC) 회의를 열고 이스라엘·이란 간 충돌 상황과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하루 앞당겨 전날 급거 귀국한 뒤 이날 회의를 주재했다. 미 언론은 미군을 동원해 이란 핵시설을 직접 타격하거나,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분쟁에 개입하는 시나리오가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폭스뉴스는 "미국의 개입 가능성과 공습 계획이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고 했고,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 공격에 미군 자산을 활용하는 쪽에 점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 폭탄과 이를 운반할 B-2 스텔스 폭격기 등 전략 무기를 이스라엘에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외교적 해법을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이란에 핵 협상 수용을 위한 60일 시한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란이 미국 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기조가 급변했다. 협상 시한 만료 다음 날인 13일 이스라엘은 이란 핵시설과 군사 기지를 전격 공습했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도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지지하는 입장으로 급격히 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 최고지도자에 대한 제거 작전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그는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이른바 '최고지도자'가 숨어 있는 곳을 정확히 알고 있다"며 "그는 쉬운 표적이지만, 그곳에서 안전할 것이다. 우리는 적어도 지금으로선 그를 제거(살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인내심이 점점 바닥나고 있다"며, 잠시 뒤에는 "무조건적으로 항복하라!"는 글도 올렸다.
또 다른 게시글에서는 "우리는 이제 이란 상공에 대한 완전하고 전면적인 통제권을 확보했다"며 "이란은 훌륭한 공중 추적 장비와 다른 방어 장비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에서 설계·제조된 장비에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우리(We)'라는 표현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상공 장악 작전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제사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의 이슬람 신정 통치 체제를 붕괴시키려는 정권 교체 작전에 본격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과 최근 군사적 움직임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을 전면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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