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BTS 페스타’ 6만여 아미 참석
제대 날짜 D-데이 계산한 전세계 아미
제이홉 콘서트에서 진, 정국 한 무대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데뷔 12주년 기념 축제 ‘2025 BTS 페스타’(2025 BTS FESTA)에서 프랑스에서 온 아미들이 응원봉을 흔들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일산)=고승희 기자] “1년 6개월이 이렇게 긴 줄 몰랐어요. 너무 그리웠어요.”
지난 1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만난 말레이시아인 니나(25) 씨는 “매일 유튜브로 방탄소년단의 콘텐츠를 찾아 보고, 디데이를 체크했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말레이시아인 누르 아이샤(27) 씨는 “너무 오래 기다렸다”며 “군대에 있는 동안 앨범도 내고 팬들과 소통도 했지만 가까이서 볼 수 없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BTS)의 데뷔일(2013년 6월 13일)을 기념해 이곳에서 열린 12번째 ‘BTS 페스타’는 전 세계 아미가 집결한 ‘소우주’였다.
소속사인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13~14일 이틀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2전시장 9~10홀에서 열린 ‘2025 BTS 페스타’ 행사엔 무려 6만 명의 아미가 몰려들었다.
‘6년차 팬’인 영국에서 온 ‘자매 아미’ 에이비와 헤이즐은 “BTS 페스타에 오기 위해 한국에 처음 왔다”며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영국 라디오 채널에서 처음 듣고 팬이 됐는데 이제 마침내 제대를 해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올해 생일파티는 그 어느 때보다 특별했다. 2022년 12월 13일 진의 입대를 시작으로 장장 2년 6개월의 군백기(군 공백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열리는 파티였기 때문이다. 이날의 페스타를 앞두고 RM과 뷔(6월 10일), 지민과 정국(6월 11일)이 연이어 ‘민간인’이 됐다. 슈가는 오는 21일 소집해제되는 만큼 지금의 아미들에겐 이날은 ‘완전체 복귀’ 신호탄을 쏘는 날이기도 했다.
심지어 같은 기간 BTS 페스타가 열린 일산의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제이홉의 앙코르 콘서트가 열리며 일산은 말 그대로 축제 그 자체였다. 제이홉의 콘서트엔 양일간 5만 4000명의 아미가 찾았다.
방탄소년단 팬들이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방탄소년단 데뷔 12주년 기념 축제 ‘2025 BTS 페스타’(2025 BTS FESTA)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
전 세계 언어 뒤섞인 ‘아미의 날’…
“당연히도, 우리 사이 하나도 안 했어.”
아미가 뭉치면 메시지도 거대한 작품이 된다. 전시장 한쪽을 메운 새하얀 대형 도화지(컬러링 월)엔 그간 참았던 아미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마침내 이날을 기다렸다는 것처럼 꾹꾹 눌러 담은 메시지엔 진심이 가득했다.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 아랍어 등 다양한 언어가 모인 ‘작은 지구’였다.
BTS페스타의 첫날 일산 일대는 아침 일찍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난 3년 사이 여의도 일대 한강 고수부지,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열었던 것과 달리 이날은 킨텍스 전시홀 두 공간에서 아미만을 위한 공간을 꾸몄다.
총 20개의 부스로 구성된 페스타엔 멤버들이 녹음한 인사말을 들을 수 있는 ‘보이스 존’, 멤버들의 포토카드를 뽑을 수 있는 ‘캡슐 앨범 존’은 단연 인기가 높았다.
‘보이스 존’에서 멤버들은 “여러분이 굉장히 줄곧 그리웠습니다”(RM), “우리 멤버들이랑 또 여러분들 힘 나게 해드릴게요”(진), “정말 많이 보고 싶습니다. 여러분들 사랑합니다”(슈가),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저희 곁에서 한결같은 응원과 사랑 보내주셔서 감사해요”(제이홉), “여러분 그동안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지민), “나와서 새로운 거 많이 할 생각하니까 기대가 됩니다”(뷔), “서로 정말 많이 보고 싶었잖아요”(정국)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아미들은 멤버들의 목소리와 문자로 적힌 메시지를 휴대폰 영상으로 촬영하며 보관했다.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데뷔 12주년 기념 축제 ‘2025 BTS 페스타’(2025 BTS FESTA)에서 팬(아미)들이 부스 체험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
기존 페스타에선 볼 수 없었던 참여형 프로그램도 있었다. 스포티파이와 연계해 아미들이 듣고 싶어하는 노래를 선곡해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실내 공간에서 진행된 행사였기에 가능하다.
매시 정각엔 방탄소년단의 응원봉인 대형 아미밤이 설치된 전시장 입구에서 뮤직비디오와 함께 레이저 쇼를 감상할 수 있었다. 10시부터 입장해 오전 11시, 오후 12시, 3시, 4시가 되면 아미들은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듯’ 실제 사이즈 아미밤을 들고 대형 아미밤을 밑으로 모여들었다. 고작 3~4분 동안 진행되는 레이저 쇼이지만 이 자리가 ‘아미의 축제’라는 것이 여실히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페스타에서 만난 아미들은 너나없이 멤버들의 전역을 축하했다. 니나 씨는 “기다리는 동안 멤버들의 새 앨범은 물론 기존 앨범까지 듣고 또 들었는데도 시간이 너무 안 매 후 힘들었다”라며 “이렇게 시간이 지나 건강하게 돌아와서 너무 기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미의 마음은 2년 6개월의 ‘군백기’ 동안에도 변치 않았다. 누르 아이샤 씨는 “K-팝은 좋아하지만 BTS 말고 다른 가수는 좋아하지 않았다”며 “BTS 멤버 중엔 리더 RM을 가장 좋아한다. RM의 음악성과 선한 마음, 세상을 바라보는 올바른 가치관을 보며 나도 본받고 싶고 좋은 사람이 되게 한다”고 말했다. 헤이즐은 “터키에도 군대 문화가 있어 기다리는 시간이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며 “방탄소년단은 세계적인 스타이면서 멀리, 높이 있는 사람이 아닌 나와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가수라는 점, 최고의 자리에서도 늘 겸손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이 다른 가수와는 특별한 점”이라고 말했다.
완전체로 돌아오기까진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아미들은 이미 BTS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준비를 마쳤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로 불리는 아미는 “방탄소년단에게 그 어떤 공격도 막아줄 거대한 방패”(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이자 든든한 지원군이다. 니나 씨는 “힘들었지만 지금까지 기다렸으니 본격적인 활동을 할 때까지 더 기다릴 수 있다”며 “빨리 돌아오길 바라지만 멤버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고 천천히 하고 싶은 음악을 하길 바란다”고 했다.
방탄소년단 진, 제이홉, 정국 [빅히트뮤직 제공]
다시 온 우리의 봄날…제이홉 콘서트는 ‘BTS 완전체’ 미리보기
아미의 ‘봄날’은 다시 왔다. “다신 헤어지지 말자”고, “영원히 아미이고 싶다”는 팬들의 함성은 그칠 줄을 몰랐다. 시원하게 뚫린 고양종합운동장조차 소화하지 못하는 데시벨의 목소리가 지칠 줄도 모르고 터져나왔다. 2022년 10월 부산에서 콘서트 이후 무려 2년 8개월 만이었다.
방탄소년단의 막내 정국과 맏형 진이 제이홉의 앙코르 콘서트에 등장, 미니앨범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MAP OF THE SOUL : PERSONA)에 수록된 유닛(소그룹)곡 ‘자메 뷔’(Jamais Vu)를 불렀다. 이 노래를 아미가 듣는 것은 2020년 온라인 콘서트 이후 약 5년 만이다.
데뷔 13주년 기념일, 마침 열린 제이홉의 콘서트에는 정국과 지민을 비롯해 객석에선 RM, 지민, 뷔, 슈가도 공연을 관람했다. 화면에 잡힌 네 사람이 아미에게 인사하자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 곳으로 이동했다.
제이홉은 “오늘 공연에 멤버들이 모두 왔다. 사랑한다”라며 “그들(멤버)이 없었다면 저도 없었고, 여러분이 없었다면 방탄소년단도 없었다. 그런 의미로 여러분과 저희는 연결돼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의 공연은 제이홉이 그간 전 세계 16개 도시에서 총 33회 동안 이어온 공연의 피날레 격인 앙코르 콘서트였다. 누적 관객 52만 4000명과 만난 제이홉은 공연을 시작하며 “파이널 공연을 이렇게 의미 있는 날인 6월 13일에 하게 돼 정말 영광”이라며 “월드투어의 마지막인 만큼 미치도록 놀아보자. 앞으로 보여드릴 게 굉장히 많다. 여러분은 앞으로도 계속 저와 함께하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공연 전반부 하이라이트는 정국이 등장할 때였다. 막내 정국은 제이홉과 ‘아이 원더…’와 솔로곡 ‘세븐’을 불렀다. 정국이 모습을 비추자 2만 7000여 관객은 엄청난 함성을 쏟아내 공연장이 떠나갈 정도였다. 앙코르 때는 진이 등장해 ‘봄날’과 ‘돈트 세이 유 러브 미’를 불렀다. 둘째날 공연엔 크러쉬가 게스트로 출격했다.
제이홉의 이날 콘서트는 전 세계 아미에겐 ‘방탄소년단 완전체’의 미리보기와도 같았다. 독일에서 온 안젤리케(29) 씨는 “방탄소년단이 전한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통해 나를 사랑하고 나의 미래를 스스로 응원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돌아올 방탄소년단의 음악과 메시지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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