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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방송인 전현무와 가수 보아의 취중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먹방보다 술방이 더 골칫거리”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는 유튜브 내 음주 콘텐츠, 이른바 ‘술방’이 최근 3년 새 4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먹방보다 술방이 더 골칫거리’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15일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유튜브에서 ‘음주’ 관련 검색 시 조회수 상위 100위권 콘텐츠 중 유명 연예인이 등장한 비율은 2021년 10%에서 2024년 42%로 4.2배나 뛰었다.

이영지의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신동엽의 ‘짠한 형’이 성공한 이후 게스트와 술 마시며 토크쇼를 하는 유튜브 콘텐츠가 우후죽순 격으로 늘었다.

TV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채널의 시청률 상위 10위 프로그램 한 편당 음주 장면 송출 빈도는 2021년 0.9회에서 지난해 1.4회로 56% 증가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는 인공지능(AI) 기반 광고까지 만들었다.

‘나 혼자 산다’ 갈무리

유명 연예인들이 나와 편안한 분위기에서 술 마시며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자칫 음주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방송과 달리 정부가 유튜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등은 규제할 방법이 없다.

논란이 된 술방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방송인 전현무와 가수 보아가 한밤중 취중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논란이 됐다. 화면에 등장한 두 사람은 붉어진 얼굴과 함께 다소 취한 모습으로 팬들과 소통을 진행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는 만 15세 이상 시청가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출연자들의 음주 장면을 여러 회차 반복해 내보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위)로부터 법정 제재인 ‘주의’를 받았다.

‘짠한 형’ [‘짠한 형’ 캡처]

유튜브, OTT 술방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되면서 정부는 ‘미성년자의 콘텐츠 접근을 최소화’, ‘음주 미화 장면에서 경고 문구’ 등을 주 내용으로 한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했다.

술방이 넘쳐나는 인스타그램, 유튜브의 주 사용자층이 10대다. 10대 이하 스마트폰 이용자의 인스타그램 총사용 시간은 9411만 시간으로 소셜네트워크 부문 1위다. 유튜브 월평균 사용 시간이 가장 긴 세대도 10대다.

그러나 강제성 없는 권고 사항이어서 정부 지침 발표 이후에도 연예인들의 음주 방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정영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보건환경학과 교수는 “술방 콘텐츠는 음주를 지속적으로 미화해 왔다.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은 높아졌지만 음주 자체에 대한 관대함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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