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국내 시장 1조4000억원 전망…폭발적 성장세 예고
LG·네이버·카카오, 자체 LLM 기반 AI 에이전트 개발 속도
SKT삼성SDS·LG CNS 등 통신·IT서비스 업계도 도입 본격화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7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LG유플러스 AX전략 기자간담회에서 모델들이 LG유플러스의 AI통화 에이전트 '익시오(ixi-O)'를 시연하고 있다. 2024.11.07.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국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기업들의 업무 자동화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이에 발맞춰 IT 기업들도 AI 에이전트의 개발과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변 상황을 파악한 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판단하고 작업까지 수행하는 자율형 인공지능 시스템을 말한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클라우데라가 한국을 포함한 총 14개국의 IT업계 리더 약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응답자 82%가 자신의 기업에서 AI 에이전트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95%는 AI 에이전트를 위한 투자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등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32%는 향후 12개월 이내에 AI 에이전트의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12%는 전사적으로 상당한 확장을 진행할 것이라 응답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 등에 따르면 국내 AI 에이전트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2028년까지 연평균 53.7%의 고성장을 기록하며 약 1조3967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로고(사진=네이버) *재판매 및 DB 금지
[용인=뉴시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22일 오전 경기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린 '이프카카오(if kakaoAI 2024)'에서 카카오 새 인공지능(AI) 브랜드 '카나나'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제공)
이에 따라 자체 초거대 언어 모델(LLM)을 보유하거나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AI에이전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LG전자는 LG AI연구원이 개발한 LLM '엑사원 3.5'를 기반으로 내부 업무를 지원하는 AI 에이전트 '챗엑사원'을 개발해 사용 중이다. 챗엑사원은 실시간 웹 검색, 문서 요약, 번역, 보고서 작성, 데이터 분석, 코딩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며, 복합 질문을 단계적으로 분석하는 '심층 분석(Deep)', 신뢰도 높은 정보를 선별하는 '출처 선택(Dive)' 기능도 탑재해 정밀성과 정확도를 높였다.
네이버는 자체 초거대 언어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중심으로 이를 다양한 업무 도구로 전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추론 특화 모델은 이달 중 공개될 예정이다. 회사에 따르면 해당 모델은 AI 생성 정보의 사실성을 평가하는 대표 벤치마크인 '심플QA(영어)'에서 90.1점을 기록, 오픈AI GPT-4o와 유사한 수준의 성능을 입증했다.
네이버는 이 추론 모델을 기반으로 스스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형태의 AI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인간 수준의 판단력을 갖춘 '에이전틱 AI' 환경과 주권형(소버린) AI 체계 구축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카카오도 자체 모델 개발과 더불어 오픈AI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AI 에이전트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우선 지난달부터 대화형 AI 서비스 '카나나' 비공개 시범 테스트(CBT)를 시작했다. AI 메이트가 개인·그룹 대화방에서 일정 관리, 정보 제공, 대화 맥락 기반 문제 해결, 콘텐츠 요약 등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현재 이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약 3주마다 정기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빠르면 하반기 중 정식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카나나 뿐만 아니라 오픈AI와 함께 카카오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AI 에이전트를 개발, 연내 선보일 방침이다. 정신아 대표가 지난달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언급한 내용을 종합하면 오픈AI와 합작한 에이전트는 AI가 단순 문답형을 넘어 '펑션 콜'을 기반으로 카카오 생태계 내 다양한 서비스를 넘나드는 형태로 구현될 예정이다.
국내 통신·IT서비스 기업들도 AI 에이전트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AI 에이전트 '에스터'를 공개하며 사용자 요청을 이해하고 또 스스로 계획을 수립해 실행까지 수행하는 자율형 에이전트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요리를 준비해달라고 하면 에스터는 메뉴 선정부터 레시피 추천, 재료 구매까지 전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한다.
SK텔레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추론형 AI 모델 '에이닷엑스(A.X)' 4.1 버전에 대한 프리뷰를 공개했다. 이는 내부적으로 출시한 A.X 4.0에 이은 두 번째 버전으로 중국 딥시크(R1)에 맞먹는 수준의 성능을 목표로 개발했다.
LG유플러스는 LG AI연구원의 초거대 언어모델 '엑사원'을 경량화한 SLM(Small Language Model) '익시젠'을 기반으로, 음성 기반 상담 특화 AI 에이전트 '익시오'를 선보였다. 익시오는 단순한 챗봇을 넘어, 음성을 인식하고 실제 상담원처럼 대화 흐름을 파악하며 대응하는 통화 전용 AI 에이전트다.
삼성SDS는 자사의 AI 비서 서비스 '브리티 코파일럿'을 고도화해 자율성과 실행력을 갖춘 '퍼스널 에이전트'로 진화시키고 있다. 해당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업무 데이터를 분석해 일정 안내, 브리핑, 우선순위 기반 할 일 추천 등 맞춤형 기능을 제공하며 실시간 다국어 통역, 음성 명령을 통한 업무 처리 기능도 지원해 실제 협업 환경에서의 활용도를 높였다.
LG CNS는 글로벌 협력을 기반으로 에이전틱 AI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캐나다 AI 기업 코히어와 협력해 인공지능 전환(AX) 플랫폼 역량을 강화하고 국내 최초로 코히어의 에이전틱 AI 솔루션 '노스'를 커스터마이징해 인사, 재무, 고객지원 등 핵심 영역에 특화된 내부구축(온프레미스)형 AI 에이전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SK AX는 SK텔레콤과 협력해 지난해 12월 'AIX사업부'를 정식 출범시키고 그룹 내 분산돼 있던 AI 역량을 하나로 통합해 기업 맞춤형 AI 인텔리전스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금융 분야에 도입된 투자 분석 플랫폼 '마켓캐스터'가 있다. 이 플랫폼은 금융상품 추천과 트레이딩 자동화를 지원하는 AI 어드바이저로, 실제 시장에서 활용되며 성과를 입증했다.
윤완수 웹케시 부회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금융 AI 에이전트 컨퍼런스'를 열고 AI 중심의 금융 혁신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사진=웹케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I 에이전트 기술의 확산은 기존 상용 소프트웨어 기업에게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과거 인터넷 금융 혁신을 이끌었던 웹케시는 AI 시대를 맞아 '금융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며 다시 한 번 금융 혁신의 최전선에 나섰다.
윤완수 웹케시 부회장은 지난 10일 개최된 '금융 AI 에이전트 컨퍼런스'에서 "금융의 주체가 사람에서 AI로 전환되는 시대가 열렸다"며 "앞으로는 사람이 직접 송금, 조회, 투자 등의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AI 에이전트가 이를 대신 수행하는 새로운 금융 생태계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웹케시는 26년간 축적해 온 전자금융·기업자금관리 노하우에 AI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전환 전략을 제시했다. 자금관리(CMS), 에이전트 뱅킹, 경영정보 시스템(MIS) 등 기업 운영 전반에 걸친 AI 전환 로드맵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AI 금융 플랫폼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첫 AI 전환 제품인 '브랜치Q'도 시범 공개했다. 웹케시는 올해 안에 모든 주력 제품을 AI 기반으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독자적인 금융 AI 에코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전사적인 조직 개편과 업무 방식의 재설계에도 착수했다. 기존 개발자는 단순 코딩에서 학습용 데이터 설계자로, 기획자는 화면 중심 업무에서 AI 학습 컨설턴트로 역할을 전환한다. 퍼블리싱과 디자인 부문도 기능 중심으로 재배치하는 등 조직 전체를 AI 생태계에 맞춰 재편할 방침이다.
한글과컴퓨터도 AI 에이전트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한컴은 지난해 출시한 '한컴피디아'와 '한컴어시스턴트'를 중심으로 개념검증(PoC)을 진행, 올해부터는 국회를 비롯한 주요 공공기관에 공급을 본격화했다.
한컴은 이와 함께 기존 AI 기술을 한층 고도화하고, 올해 '한컴AI 에이전트'라는 새로운 업무용 AI 플랫폼을 출시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컴AI 에이전트는 문서 작성, 요약, 의사결정 지원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며, 기존 '한컴어시스턴트'를 기반으로 기업, 공공기관, 개인 사용 환경에 맞춰 다양한 기능을 연동·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w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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