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출시될 갤S26 울트라도 '5000mAh'…배터리 용량 수년째 동결
'갤노트7' 악몽에 '안전' 제일주의…중국폰은 이미 6000→7000mAh
효율 극대화에 올인하는 삼성 전략 통할까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KT플라자 홍대애드샵플러스점에 삼성전자 갤럭시 S25 제품이 놓여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S25 시리즈' 사전 판매는 오는 24일부터 2월 3일까지 진행하며 기본형과 플러스, 울트라 총 3개 모델로 내달 7일 국내에 공식 출시된다. 2025.01.23.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삼성전자의 최고사양 플래그십폰 '갤럭시 S 울트라' 모델의 배터리 용량이 7년 연속 동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매년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있는 중국 제조사들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업계에선 지난 9년 전 잇단 배터리 폭발사고로 전면적인 리콜을 시행했던 '갤럭시 노트7' 사태를 계기로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해왔던 삼성전자의 배터리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은 리튬이온 소재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폰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내년 초 출시될 삼성 차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S26 울트라'는 '갤럭시 S25 울트라'와 같은 5000mAh 용량 배터리와 최대 45W 고속 유선충전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000mAh와 45W 충전속도는 '울트라' 모델이 최초 등장한 2020년 갤럭시 S20 울트라부터 적용됐던 사양이다. 이미 6년째 배터리 용량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내년까지 사양이 유지되는 셈이다.
이같은 기조는 삼성의 폴더블폰 기종인 '갤럭시 Z 폴드' 시리즈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폴드의 경우 지난 2021년 출시된 폴드3부터 지난해 폴드6까지 4년 연속 4400mAh 용량을 유지했다. 내달 공개될 폴드7도 4400mAh 배터리 탑재가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특히 배터리 용량 확대 등에 있어 경쟁사 대비 보수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2016년 발생했던 갤럭시 노트7 폭발 사고의 주 원인으로 설계 결함과 배터리가 지목됐던 영향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폰아레나도 "갤럭시 노트 7 사태가 여전히 삼성전자를 괴롭히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경쟁사들은 상황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고 짚었다.
이는 최근 샤오미, 오포 등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새로운 고밀도 배터리 기술을 활용해 7000mAh 용량의 배터리 탑재까지 모색하고 있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읽힌다. 중국 제조사들이 개발 중인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와 크기는 같지만 신소재 하이 실리콘을 활용해 용량을 키우고 있다.
배터리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샤오미의 최신 스마트폰은 이미 배터리 용량이 6000mAh에 달한다. 올해 2월 공개된 샤오미15 울트라의 경우 6000mAh 배터리 용량(내수용)에 90W의 유선 충전 속도를 제공한다.
또다른 중국 제조사 원플러스의 최신작인 원플러스13는 6000mAh 용량 배터리와 100W의 유선고속충전을 지원한다.
샤오미가 올 하반기 출시 전망인 샤오미16 시리즈는 6800mAh 배터리와 100W 고속 충전까지 지원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배터리 용량과 충전속도 면에서는 중국 제조사들이 이미 삼성전자를 제친 셈이다.
그러나 동일한 면적 대비 배터리 용량과 충전 속도가 높을 수록 안전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자칫 이로 인한 사고 발생시 제품 신뢰성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갤럭시 노트7' 사태 이후 삼성전자가 '안전'에 최우선 방점을 찍어온 이유다.
삼성전자는 대신 배터리 최적화를 통해 전원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배터리 실성능을 개선해왔다.
IT전문 매체 '톰스가이드'의 배터리 성능 테스트를 살펴보면 갤럭시 S20 울트라 11시간58분, 갤럭시 S21 울트라 11시간25분, 갤럭시 S22 울트라 10시간11분, 갤럭시 S23 울트라 13시간9분, 갤럭시 S24 울트라 16시간45분, 갤럭시 S25 울트라 17시간15분이었다.
S22 울트라에서 배터리 사용 시간이 크게 줄어든 것은 이때부터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사라지고 울트라 모델에 편입되면서 'S펜'이 내장된 영향으로 보인다. 기기에 내장된 S펜이 배터리 파워를 계속 끌어다 쓰기 때문이다.
또 S23 울트라에서 사용 시간이 크게 늘어난 것은 이때부터 '갤럭시 전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활용되기 시작한 덕분이다. S23 울트라에는 퀄컴의 갤럭시용 스냅드래곤8 2세대 칩이 장착됐는데, 당시 삼성전자는 전작보다 전력 효율을 최대 40% 높였다고 강조했다.
이후 모델인 S24 울트라와 S25 울트라에도 갤럭시 폰에 최적화된 갤럭시용 스냅드래곤8 3세대와 갤럭시용 스냅드래곤8 엘리트 칩이 각각 탑재됐다.
삼성전자는 향후에도 물리적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것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배터리 실성능을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최고사양 모델인 아이폰16 프로 맥스가 배터리 용량 4685mAh에 30W 충전 속도에 그치는데도 실제 사용시간(톰스가이드 기준 17시간35분)은 경쟁사에 밀리지 않는 애플과 비슷한 전략이다. 애플은 자체 제작 AP인 '애플 실리콘'과 소프트웨어 최적화 등을 통해 배터리 성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전용 AP 탑재에 이어 이른바 '배터리 AI' 등을 통해 성능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의 배터리 수명 연장 소프트웨어가 CPU·GPU를 조절하거나 모뎀 기능을 줄이는 방식이었다면, 배터리 AI는 백그라운드에서 불필요한 작업을 AI가 알아서 종료하는 방식으로 작동해 수명을 약 5~10% 늘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물론 이처럼 전력 효율화를 통한 성능 향상에는 한계가 있다. 배터리는 결국 물리적 크기와 용량에 따라서 성능이 개선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도 배터리 내부 소재를 층층이 쌓아 에너지 밀도를 늘리는 '적층형 배터리 기술'이나 리튬이온을 대체할 고효율의 신소재 개발 등을 추진 중이다. 특히 중국업체들이 하이 실리콘을 활용한 만큼 삼성전자도 배터리의 실리콘 함량을 늘리는 새로운 소재 구성 방안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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