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JV 출범 7년…협력 강화 의지 확인도
인천~솔트레이크 신규 취항, 5번째 미국 직항
제프 무마우 델타항공 아시아 태평양 부사장이 12일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남대문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사진=도다솔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또 한 번 미국 델타항공으로부터 확실한 신뢰의 메시지를 받았다. 한진칼 3대 주주인 델타는 최근 부상한 호반그룹과의 지분 경쟁에 대해 조 회장과 현 경영진에 대한 신뢰를 언급하며 조심스럽게 기존 파트너십에 무게를 실었다.
조원태에 여전한 신뢰…입장 지킨 델타
제프 무마우 델타항공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사장은 12일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 호텔에서 열린 인천~솔트레이크시티 신규 취항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현 경영진에 대해 높은 신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 확대에 대해서는 "투자 목적의 접근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이런 움직임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최근 호반의 한진칼 지분율이 조 회장 측과 격차를 빠르게 좁히자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델타는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조 회장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하며 전략적 파트너십 지속에 무게를 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델타항공은 2019년 한진칼 지분 10%를 매입하며 조 회장의 '백기사'로 부상했다. 당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와 반도건설이 연합전선을 구축하자 델타는 14.9%까지 지분을 늘리며 조 회장을 지지했다. 이 지분율은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델타가 한진칼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조 회장 측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은 조인트벤처(JV) 성공 사례를 통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제프 무마우 델타항공 아시아 태평양 부사장./사진=도다솔 기자
실제 델타와 대한항공은 2018년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를 출범시킨 이후 미주 노선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이다. 제프 부사장은 "양사의 전략적 협업이 미국과 아시아 연결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델타의 메시지는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기존 경영 체제의 안정성을 강조한 것이지만 시장의 긴장감은 여전히 팽팽하다. 호반건설은 올해 들어 한진칼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집해 18.46%까지 끌어올렸다.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은 자사주 증여 등을 포함해 약 20.79% 수준이다. 양측의 차이는 불과 2.3%포인트 남짓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델타가 조 회장에 대한 신뢰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시장에 분명한 신호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선 델타가 지분을 추가 매입하지 않더라도 상징적인 신뢰 표명이 조 회장 측 우호세력 결집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델타가 국내법상 한진칼 의결권을 14.9% 이상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자사주 처리와 국내 우군 확보가 더 중요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韓-美 잇는 14개 직항축 완성
사진=델타항공
이번 인천~솔트레이크시티 신규 노선은 델타의 미국 내 8대 허브 중 하나를 한국과 직접 연결하는 첫 시도로 상징성이 크다.
델타는 이날부터 인천~솔트레이크시티 직항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델타가 단독으로 매일 운항하는 이 노선은 아시아에서 솔트레이크시티로 향하는 유일한 직항편이다. 유타주 주도인 솔트레이크시티는 델타의 미국 내 주요 허브 중 하나로, 이번 신규 취항을 통해 국내 이용객의 미국 내 환승 선택지가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해당 노선에는 델타의 장거리 전략 기종인 에어버스 A350-900 항공기가 투입된다. 인천~솔트레이크시티 노선은 애틀랜타, 디트로이트, 미니애폴리스, 시애틀에 이어 아시아에서 출발하는 다섯 번째 미국행 직항편으로, 델타의 태평양 노선망 확대 흐름 속에 추가된 기점이다.
이번 신규 취항으로 델타는 JV 파트너인 대한항공과 함께 한국과 미국 내 14개 도시를 연결하게 됐다. 델타는 현재 인천공항에서 장거리 노선을 가장 많이 운항하는 외항사다.
도다솔 (did0903@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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