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 어떤 법적·정무적 하자 없어"
"대다수 김용태 생각과 달라…겁나서 의총 취소한 것 아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6.1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김정률 손승환 구진욱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2일 자신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직언을 한 인사였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에 대해서는 "위법적인 계엄"이라며 "정치적으로 대단히 잘못된 선택이다. 지금도 왜 계엄을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원내대표직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는 윤석열 정권 탄생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고, 이후 저에게는 '친윤', '윤핵관'이라는 수식어가 늘 붙어 다녔다"며 "(그러나) 저는 대통령에게 아부한 적도 없고, 특혜를 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쓴소리를 한 바 있다"며 "이로 인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중도에 포기한 바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탄핵 정국에서 원내대표로 출마한 것에 대해서는 당내 비판이 많았다면서도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독이 든 성배를 마셨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떠나더라도 당은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일단 당은 단일대오를 유지하면서 탄핵소추안 통과를 최대한 늦춰보려고 했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재판이 남아 있었다"며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판결이었다. 사법부의 공정한 판결을 기대하면서 탄핵소추안 통과를 늦춰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을 벌어야만 조기 대선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지형을 만들 수 있고 이러한 희망이 있어야만 우리 당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미 독이 든 성배를 마시기로 한 마당에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그 어떤 비난도 감수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탄핵 찬반 충돌이 있었던 것을 거론하며 "이 과정에서 한쪽에서는 배신자라는 소리를 들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구태라고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묵묵히 감내하며 당의 중심을 잡아야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하자투성이 후보를 내세우고도 일치단결해 대권을 쟁취했다"며 "반면 우리는 훨씬 훌륭한 김문수 후보를 내세우고도 분열과 반목을 하다가 패배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평소 정치적 이견이 있다 하더라도 선거라는 대회전 앞에서는 단일대오를 만들어야 했다"며 "우리는 윤석열 정부의 실패와 탄핵,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를 반면교사로 삼아 성찰과 혁신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 '대선 후보 교체 사태'와 관련해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선) 당시 비대위원 전원 일치로 후보 단일화 작업에 돌입했고, 당 법률위에서 아무 문제 없다는 의견을 듣고 당헌·당규에 정해진 절차대로 (해)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있었으면 남부지방법원에서 이미 당에다가 김문수 전 대통령 후보 손을 들었지, 당의 손을 들어줄 리 없지 않나"며 "그 과정에 어떠한 법적 하자도, 정무적 판단의 하자도 없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갈등, 전날(11일) 의원총회 취소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선 "대다수 의원들의 의견은 김 위원장의 생각과 달랐다"며 "겁이 나서 의원총회를 열지 않은 건 아니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6.1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그는 윤 전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서는 "20여 년간 동고동락을 함께해 온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두 분 캐릭터나 업무 스타일이 비슷한 점이 많다"고 했다.
이어 "한 전 대표가 조금 더 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고 당 조직원들과의 의사를 조율을 통해 타협하는 자세를 배운다면 더 좋지 않을까"라고 조언했다.
권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을 당에 영입했던 판단에 대해 "전혀 후회하는 바가 없고 그땐 그러한 선택이 최선이었다"고 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당과 일체 상의 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점은 너무나 잘못된 것이고 그것이 이번 대선의 최대 패착이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탄핵 반대 당론을 무효화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제안에 있어서는 "탄핵은 이미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종료된 문제이고 역사적 사실이 된 것"이라며 "(이제 와서) 찬탄, 반탄을 갖고 논쟁하는 건 아무런 의미 없고 부질없는 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에 대해서는 "말을 하면 30분도 부족하지만 이미 정계 은퇴한 분에게 뭐라고 말하겠나. (홍 전 시장이 계속해서 언급하는 것들은) 그분 개인 의견으로 치부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홍 전 시장이 '내란 동조와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위헌정당 해산 요건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 데 대해서는 "법리적, 사실적으로도 아주 지나친, 잘못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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