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공직자 후보 추천받는 국민추천제, 시행 첫날부터 1만 건 이상 접수
이국종 복지장관, 임은정 검찰총장으로 추천…“인사 기대는 없지만 응원에 뭉클”
일각선 황교안 선관위원장, 尹 대통령직 복귀 요청도…‘포퓰리즘’ ‘희화화’ 우려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국민이 장관을 추천하는 시대, 이재명 정부의 국민추천제가 시작되자 하루 만에 1만 건이 넘는 추천이 몰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는 모습이다. 각계 전문가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한편, 김어준 방통위원장, 이준석 여가부장관 같은 파격적 이름도 추천 명단에 등장했다. 새로운 정치 실험이라는 호평도 나오지만, 일각에선 국정 운영의 핵심인 장관 인사가 인지도와 포퓰리즘에 따라 희화화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1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국민추천제는 10일 시행된 지 하루 만에 총 1만1324건의 추천이 접수됐다. 가장 많은 추천이 몰린 직위는 법무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검찰총장 순이었다. 다만 대통령실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인사가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며 대외비 원칙을 고수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국민추천제 '진짜 일꾼 찾기 프로젝트'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관심이 뜨겁다"며 "새 정부의 과제인 검찰 개혁과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복지 정책을 잘 펼칠 인재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추천제 마감일인) 오는 16일까지 더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온라인에선 자신이 지지하는 유명인에 대한 추천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부산시의사회는 인사혁신처에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추천하는 내용의 문서를 제출했다. "윤석열 정부에 의해 심각한 훼손을 입은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과 의과대학 교육을 정상화하고, 전 세계가 겪고 있는 필수 의료 및 지역 의료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는 이유에서다.
검찰총장직에는 대표적 내부고발자로 꼽히는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에 대한 추천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검사는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법무부와 검찰을 부디 바로 세워달라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추천이 인사로 이어지는 건 아니니까 너무 기대하지 말아 달라"면서도 "추천에 담긴 격려와 응원, 기대와 열망이 무거워 움찔했고, 고마워서 뭉클했다"고 전했다.
왼쪽은 방송인 김어준씨, 오른쪽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연합뉴스
방송인들도 허들 없이 인사 요직 추천 명단에 오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장에는 《뉴스공장》을 통해 진보 진영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던 방송인 김어준 씨가 추천되었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로는 영화감독 봉준호, 방송인 유재석, 가수 겸 배우 아이유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단순히 관심을 끌기 위한 목적으로 직무 성격과 배치되는 인물을 추천한 뒤 이를 인증하는 게시글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여성가족부 장관에는 그동안 여가부 폐지를 강하게 주장해온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추천했다는 글이 각종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있다. 또 중앙선거관리위원장 후보로는 일부 보수 지지층과 함께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며 선관위를 연일 공격해온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추천했다는 게시물도 있다.
민정수석에는 박근혜 정부 시절 해당 직책을 맡았던 우병우 전 수석을 올리자는 의견도 있다. 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민정수석실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심화시킨 바 있다. 일부 보수 지지층은 국민추천제를 고리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다시 대통령직에 앉히자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국민추천제는 오는 16일까지 진행된다. 인사혁신처 국민추천제 홈페이지에 추천 글을 남기거나, 이재명 대통령의 공식 SNS 계정 또는 전자우편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추천된 인사는 데이터베이스화를 거친 뒤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인사 검증 및 공개 검증 절차를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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