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식 외부 일정을 거래소로
“지금 국장은 장기투자 어려워…
배당소득세 인하 등 개편 준비”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 참모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주식시장을 투자할 만한 시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훈 기자
‘코스피 5000시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이재명 대통령이 “지금은 우량주 장기 투자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 바꿔 (한국 주식시장을) 괜찮은 시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서 가진 현장간담회에서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으로 취임 이후 5.81% 급등한 코스피지수를 언급하면서 “주가지수 5000 시대를 활짝 열어가자”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주식 투자로 중간배당도 받고 생활비도 벌 수 있게 하고, (주식을) 부동산에 버금가는 대체 투자 수단으로 만들면 기업의 자본 조달도 쉬울 것”이라며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선순환될 거다. 그 핵심 축에 주식시장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을 1990년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한 ‘휴면 개미’라고 칭하며 우량주 투자로 이른바 ‘작전주’ 투자 손실을 보전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여러분이 아시는 것처럼 너무 불공평하고 불투명하고, 다른 나라가 보면 저 시장을 어떻게 믿느냐고 생각(할 정도)”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일부 대기업의 ‘알짜 사업부’ 분사나 무리한 인수·합병을 거론하며 “내가 가진 주식이 분명히 알맹이가 통통한 좋은 우량주였는데 갑자기 껍데기가 됐다. 그래서 제가 주변에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라는 말을 차마 못 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다 바꿔야 한다. 다 바꿔서 (한국 주식시장을) 투자할 만한 시장으로, 길게 보면 괜찮은 시장으로 만들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국 상장기업의 배당 관행 개선을 위한 세제·제도 개편도 공언했다. 그는 “다른 나라는 우량주 사서 중간배당을 받아 생활비 하고, 내수에도 도움이 되고, 경제 선순환에 도움이 되는데 우리나라는 배당을 안 한다”며 “배당 촉진을 위한 세제 개편이나 제도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배당 성향이 강한 기업을 상대로 선별적으로 배당소득세를 인하하는 방식의 세제 개편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적으로 배당을 잘하는 경우 (국가) 재정에 타격을 주지 않는 정도라면 (세율을) 인하해 많이 배당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면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소개했다. 이 법안은 배당 성향이 35% 이상인 상장법인의 배당소득에 대해 별도 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이다.
이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했던 지난 6일 이후 별도 공식 외부 일정을 잡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첫 공식 외부 행보를 자본시장 활성화 공약 이행과 관련 지은 것은 경제 문제에 민감한 중도층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5년간 1억원 규모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겠다는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공개하기도 했다.
최승욱 이동환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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