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BMW i7에 도로 주행 테스트를 위해 장착된 솔리드파워의 전고체 배터리 셀 (BMW 제공)
미국 전고체 배터리 업체 솔리드파워가 한국에 전고체 배터리 라인을 구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배터리 제조 경험이 풍부한 한국의 장비회사들과 협력해 양산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솔리드파워는 국내 이차전지 개발·생산 관련 컨설팅 업체인 다해에너지와 협력해 충주에 전고체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국내 복수 장비사들이 다해에너지로부터 수주를 받아 해당 생산라인에 들어갈 장비를 공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규모는 초기 투자인 만큼 시험 생산을 할 수 있는 '파일럿 라인'을 갖출 계획이다. 파일럿 라인 구축은 제품 대량 양산을 위한 핵심 관문으로 고체 전해질과 전고체 배터리 셀을 자동화된 공정을 통해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생산 공정을 완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솔리드파워는 2011년 미국 콜로라도대학교에서 분사한 회사로 황화물게 고체전해질 제조 기술과 대용량 전고체 배터리 셀 기술을 가진 업체다.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SK온, BMW, 포드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솔리드파워 전고체 배터리 셀을 탑재한 BMW 테스트 차량 i7 (BMW 제공)
미국 업체가 한국에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이유는 배터리 제조 경험이 많고 기술력에 강점이 있는 한국에서 전고체 배터리 대량 생산 기술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충주에서 B샘플(대량 생산 전 완성단계 제품) 수준의 생산 기술을 확보해 본사가 있는 콜로라도에 대량 생산라인을 짓는다는 구상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위해 배터리 제조 기술이 풍부한 한국에서 다양한 회사들과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배터리다. 화재 안전성이 높고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유리해 리튬이온 배터리의 용량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다.
솔리드파워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위해 다양한 회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최근 솔리드파워는 전고체 배터리 셀을 BMW i7 차량에 탑재해 실제 도로에서 주행 테스트를 시작하면서 주목받았다. 기술 검증 단계를 넘어 실제 주행 환경에서 어떤 성능을 보이는지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다. 두 회사는 2016년 공동 개발 계약을 맺은 이후 협력해왔다.
SK온과도 활발한 기술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SK온은 지난 2021년 솔리드파워에 3000만달러(약 410억원)을 투자하며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협력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기술이전 협약을 맺고 솔리드파워가 보유한 전고체 배터리 셀 설계 및 파일럿 라인 공정 관련 기술을 연구개발에 활용하기로 했다. 이를 기반으로 대전 배터리 연구원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솔리드파워의 기술이 고도화 될수록 SK온의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도 탄력 받는 구조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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