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이근형 기자]
<앵커> 새 정부 정책 수혜주들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죠. 모두가 다 잘나갈 때 우리는 시야를 좀 더 좁혀보는 노력을 해볼까 합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 김효식 팀장과 함께 합니다. 어서오세요. 새 정부 출범 후 5거래일 연속 빨간불입니다. 현재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기대감들,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김효식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팀장> 저는 상법개정과 재정정책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민주당에서는 상법개정을 신속하게 다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포함하는 상법개정은 현 정부의 증시 친화적인 스탠스를 대표하는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한국 증시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꼽혀왔던 것이 주주가치 환원의 부재와 기업지배구조 문제였기 때문에 상법개정에 대한 기대가 높습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호응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리고 향후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내수경기 부양과 반도체 클러스터 및 전력인프라 건설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인 것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앵커> 지금은 일단 공약에 대한 기대감인데 앞으로 실제 돈이 어디로 들어갈 것이냐. 길게 보고 투자하려면 이 부분을 주목해야겠죠. 어떤 분야들이 가장 우선순위가 높다고 보세요?
<김효식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팀장> 먼저 21대 대통령선거 공약집에서 민주당이 어떤 이야기들을 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정책공약집을 보시면 진짜성장 5대과제라는 것이 나와있습니다. 이 중에서 주식 투자자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1대와 2대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1대 과제는 AI 3대 강국 진입과 미래전략산업 육성, 2대 과제는 에너지 전환과 산업 업그레이드입니다. 1대 과제는 딱 봐도 AI라는 단어에서 반도체와 관련이 깊습니다. 그리고 2대과제는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같은 저탄소에너지 확대와 전력인프라 구축과 관련이 있습니다. 사실 1대 과제와 2대 과제는 상호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공약집을 좀 더 읽어보시면 RE100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으로 수출/산업경쟁력 제고라는 내용이 있고 그 밑에 3줄이 더 써있습니다. 첫째줄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둘째줄은 U자형 재생에너지 벨트 조성, 셋째는 전력 등 인프라 구축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 내용들은 한 문장으로 연결해서 표현해보자면 “반도체 등 첨단산업 단지 조성을 위해 전 국토를 아우르는 U자형의 재생에너지 및 전력망 인프라를 구축하겠다” 입니다. 그리고 이를 3가지 키워드로 다시 정리해보자면 ‘반도체/에너지/전력인프라’가 되겠습니다.
<앵커> 진짜 돈이 될만한 산업으로 반도체, 에너지, 전력인프라. 삼성액티브자산운용에서는 이쪽을 중요하게 보고 계신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에너지와 전력인프라. 에너지고속도로 정책하고 맞닿아 있는 것 같은데, 구체적인 플랜이 어떻게 되나요?
<김효식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팀장> 민주당의 정책연구소인 민주연구원이 2025년 5월 29일 발표한 ‘에너지고속도로 10문 10답’에 따르면 수도권은 전체 전력 소비의 약 44%를 차지하지만 전체 발전 설비 중 23%만이 수도권에 위치합니다. 그런데 전력망 구축이 부족한 탓에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내는데 상당한 제약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2022년 77건에 불과했던 발전소 출력제한 건수는 2024~2025년 1,000건 이상으로 급증했고, 동해안 지역의 화력 발전소들 역시 송전망 부족으로 평균 가동률이 20%대에 불과해 민간 발전사들의 적자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요 송전망 구축 계획들은 재원 마련의 어려움과 지자체들의 반대에 부딪혀 차일피일 밀리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 주민들과 지자체의 반대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올해 들어 동해안과 수도권을 잇는 송전망 구축 과정에서 하남시가 변전소 증설에 반대하면서 일정이 계속 늦어지고 있습니다. 원래 해당 프로젝트는 2019년 완공 목표였지만 주민 반대 등으로 계속 늦어져 현재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불투명합니다. 이와 같이 육상을 통한 대규모 송전망 건설이 너무 어려워지다 보니 아예 해저 케이블을 통한 전력망 구축 계획을 들고 나온 것이 U자형 에너지 고속도로입니다.
지금 보시는 그림은 U자형 에너지고속도로를 나타낸 것인데요, 정부에서는 2030년까지 서해안 지역에 해저 송전망을 구축하고, 2040년까지 남해안과 동해안을 아우르는 U자형 해저 송전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현재 개발중인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소들의 계통 연결을 이상 없이 추진하고 지방에 위치한 태양광, 원자력 등 발전소들의 계통 연결도 개선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리고 U자형 에너지 고속도로는 재생에너지 뿐만 아니라 원자력 발전소 확대에도 필요한데요, 보시다시피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들은 전부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원자력 특성상 대량의 냉각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바닷가에 지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동해안 지역에 많이 위치해 있고, 현재 건설중인 새울 3,4호기와 신한울 3,4호기 역시 동해안에 위치합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 원전을 계속 짓겠다고 하면 신규 송전망 구축이 필요한데 육상 건설이 힘드니 이 역시도 해저 송전망이 필요합니다.
<앵커> 발전소도 발전소지만, 에너지 송전망을 깐다는 것이니까 결국 변압기나 전선 같은 쪽이 직접적인 수혜를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육로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덜하겠지만, 바다 밑으로 케이블 까는 건 비용도 만만치 않을 거 아니에요?
<김효식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팀장> 올해 들어 국내 전력업계가 민주당에 전달한 정책 보고서 등에 따르면 서해안 해저 송전망 구축에는 약 11조원, 남해와 동해는 각각 4.5조원으로 총 20조원 규모의 공사비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다만 전세계적인 전력기기 품귀 현상 때문에 국내에서도 전력기기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 공사비는 이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래 국내 전력망 구축은 한국전력이 담당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전 단독으로 추진이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규모 국책펀드 등을 조성하여 민간 자본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거나, 국채 발행을 늘리는 등 다양한 재원 조달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돈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가 나라빚을 대거 찍어내야 할 수도 있다는 건데, 이 방식이 괜찮을까 모르겠네요? 어떻게 보세요?
<김효식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팀장>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2024년 기준 약 46%로 미국 124%, 일본 237%, 유럽연합 82%에 비하면 낮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2020년경부터 부채비율이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한 것은 다소 우려스러운데요, 부채비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배경에는 2020년경부터 만성화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재정적자 상황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과거 대체로 흑자를 유지하던 우리나라의 통합재정수지는 2020년경부터 수십조원대 적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연간 100조원 수준에 머무르던 국채 발행액도 2020년부터는 100조원 중후반대로 올라선 상황이고 올해는 200조원이 넘어갈 전망입니다. 원래 올해 국고채 발행 계획은 198조원이었지만 최근 추경예산이 확정됨에 따라 207조원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 추경예산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올해 국채 발행액은 207조원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전력망 구축 등을 이유로 국채발행이 크게 늘어날 경우 국가 재정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민간 자본의 참여 유도와 전기료 인상 등을 통한 다양한 재원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국가부채비율이라는 게 GDP 대비 국가부채이기 때문에 GDP를 충분히 성장시키면 부채가 늘어나도 괜찮은 것이겠죠. 하지만 민간 차원의 재원조달을 좀 더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란 말씀이고, 전력망 투자는 뭐 다른 산업들을 육성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가야할 길이긴 하니까요. 에너지고속도로 정책과 관련해서 투자자들이 주목할 ETF들도 있겠죠?
<김효식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팀장> 변압기, 전선 등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에 투자하고 있는 국내주식형 ETF들에는 KoAct AI인프라액티브, KODEX AI전력핵심설비, HANARO 전력설비투자가 있습니다. 이 중 상장 후 수익률이 +40%로 가장 높은 것은 HANARO 전력설비투자입니다. KoAct와 KODEX 상품은 작년 7월 9일에 동시 상장했는데 KoAct는 -12%, KODEX는 +23%로 수익률 차이가 제법 나고 있습니다. 수익률 차이는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발생했다고 생각하는데요, KODEX AI전력핵심설비는 LS일렉트릭, LS 등 변압기와 전선 업체들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반면에 KoAct AI인프라액티브에는 변압기와 전선 업체 외에도 SK하이닉스, 리노공업 등 반도체 업체들도 다수 편입되어 있습니다. 올해 들어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전력기기 업체들에 비해 주가가 전반적으로 부진했었는데요, 최근 들어 주가 반등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만약 전력기기와 반도체 모두에 한번에 투자하고 싶다고 한다면 KoAct AI인프라액티브도 대안이 될 수 있어 보입니다.
이근형 기자 lgh04@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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