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호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웹툰작가 주호민이 최근 특수교사 아동학대 혐의 2심 무죄 판결에 대해 "왜곡 오해를 바로잡겠다"며 장문의 글을 남겼다.
주호민은 10일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에 "이번에 방송을 재개하면서 지난 재판 이야기를 잠깐 짚고 넘어가겠다"라며 발달장애 아들을 담당했던 특수교사의 아동학대 혐의 재판에 대해 언급했다.
2023년 9월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의 가방에 넣어 보낸 녹음기 녹취를 근거로 담당 특수교사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1심 재판부는 정서 학대 혐의에 대한 유죄를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으나, 2심에서는 몰래 한 녹음의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검찰은 이에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주호민은 이에 대해 "많은 분들이 2심의 무죄 판결을 보고 '교사의 행동은 학대가 아닌, 정당한 교육활동이었다고 법원이 판단했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그래서 "축하드립니다. 아드님이 학대를 당한 게 아니었네요"라며 비꼬는 댓글도 많이 달렸다"며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2심 판결문에는 교사의 발언이 학대였는지 아니었는지를 아예 판단하지 않았다. 왜나면 그 발언의 증거 자체가 통신비밀보호법 때문에 증거로 쓰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법원이 '불법적으로 수집된 증거'라고 보고, 내용 검토조차 못 한 채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호민은 "그런데 일부에서는 정당한 교육활동으로 인정받은 것처럼 말하고 있고, 기사도 그렇게 쓰인 경우가 있었다. 그건 명백한 왜곡"이라며 "이번에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한 이유도 바로 그 부분과 관련이 있다. 검찰은 '아이 보호를 위해 녹음한 것이고, 교사의 발언은 일방적인 폭언이지 통신비밀 보호 대상이 아니다. 그러니 그 녹음은 증거로 쓸 수 있어야 한다' 주장하고 있다. 증거능력을 기계적으로 배제한 2심 판결은 법령 위반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호민은 "자신의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는 분들이 많다. 발달장애인, 요양원의 노인분들 같은 분들. 그렇다면 이런 분들에게 가해지는 학대를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찾아낼 수 있을까? 설령 찾아낸다 해도 법정에서 증거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그 학대는 끝내 처벌하지 못한 채 묻혀버리고 마는 건 아닐까?"라고 반문하며 "그래서 이번 대법원 판단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저희 아이 사건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도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아이들과 사회적 약자들이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주호민은 "이 과정에서 왜곡되거나 오해되는 부분들은 계속 바로잡아가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드린 이유도, 조금 더 정확한 사실을 알고 같이 고민해주셨으면 해서"라고 글을 맺었다.
주호민의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는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수원지검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지난해 2월 1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한 벌금 200만원 선고를 유예했고, 지난 13일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몰래 녹음한 대화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특수교사의 손을 들어줬다.
A씨는 2022년 9월 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학습반 교실에서 당시 9세였던 주호민의 아들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하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주호민의 아들은 여학생 앞에서 문제 행동으로 피해를 줬고, 피해 학생 학부모가 분리를 요구해 특수반으로 옮겨졌다. 아이가 학교에 가기를 싫어하자 주호민 부부는 아들의 외투에 녹음기를 넣어 학교에 보냈고, 이렇게 얻은 녹취를 기반으로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며 수사가 진행됐다.
한편 아들의 학대사건 2심 무죄 판결 이후 유튜브 활동을 잠정 중단했던 주호민은 지난 10일 방송을 재개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