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말 캠프데이비드 숙고…여전한 이견 시사
이란, 美에 '역제안' 예고…美 제안 공식 거절할 듯
[아라크(이란)=AP/뉴시스]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서쪽으로 250㎞ 떨어진 아라크 인근에 있는 아라크 중수 핵시설의 2011년 1월15일 자료사진. 2025.06.10.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미국과 이란이 이번 주 6차 핵협상에 임한다. 미국의 합의안에 이란이 역제안을 예고한 가운데, 이번 협상이 향후 양국 논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0일(현지 시간) 외무부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그간 진행된 협의를 바탕으로 이란·미국의 차기 간접 협상이 무스카트에서 일요일(15일)에 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백악관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목요일(12일) 이란과 회담이 예정돼 있다"라고 밝혔다. 액시오스 등 미국 언론은 13일 오슬로 또는 15일 무스카트에서 협상이 열린다고 보도했다.
1기 행정부 시절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 탈퇴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정부 들어 새 합의를 모색 중이다. 양측은 지난 4월부터 오만의 중재로 무스카트, 로마 등에서 5차례에 걸쳐 고위급 협상을 진행했다.
미국은 지난달 31일 오만을 통해 이란에 첫 합의안을 전달했다. 합의안에는 이란에 제한된 수준의 저농도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고, 이후 이란 영토 밖에서 해당 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 이란의 우라늄 농축 허용을 받아들일 수 없는 레드라인으로 규정했던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의 입장에서 한층 물러선 것이다. 이란은 협상 초기부터 우라늄 농축 전면 금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와 관련, 바가이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조만간 오만을 통해 자국 우라늄 농축 활동 및 제재 해제, 향후 서방의 우려 불식 등 조치를 담은 자국 제안을 미국 측에 전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제안 수용 대신 '역제안'을 시사한 것이다.
주내 양측 6차 협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회담에서 양측이 일정 부분 의견 일치를 이룰지 주목된다. 앞서 CNN은 지난달 소식통을 인용, 미국 측이 차기 협상에서 이란과 대략적인 합의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액시오스는 이날 미국 당국자 2명과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캠프데이비드에서 최고위급 외교정책팀 전원을 소집해 이란 핵 문제 및 가자 지구 상황 등에 관한 자국 전략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회의에는 JD밴스 미국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위트코프 특사,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 고위 당국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다만 실제 양국 합의까지는 요원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을 겨냥, "그들은 할 수 없는 일을 요구하고 있고, 포기해야 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라며 "(우라늄) 농축을 추구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어 "아직 그들은 (우리가 원하는) 그곳에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이런 말을 하기는 싫지만, (합의 불발에 따른) 대안은 매우, 매우 심각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액시오스는 이란이 24시간 이내에 미국 제안을 공식 거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란이 공식적으로 미국의 제안을 거절하고 역제안에 나설 경우 그 수위 및 미국의 수용 여부에 국제사회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란의 요구가 미국이 설정한 일정 기준을 넘는다면 지금까지의 대화 국면은 급격하게 냉각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이란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군사 행동을 포함한 강경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반복해서 밝혀 왔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서한으로 제시한 합의 시한(60일)도 만료가 임박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이날 "어떤 새로운 합의하에서도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도록 하는 미국의 요구로 이번 회담은 걸림돌에 직면해 있다"라며 자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로 보장된 농축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6차 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했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부는 미국이 이란과 일종의 '나쁜 합의'를 이룰 가능성을 경계한다. 우라늄 농축 전면 금지와 핵 프로그램 완전 폐지를 지지한다.
이스라엘 총리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번 주 6차 핵협상에 관해 설명했다. 자국의 제안에 관해 이란 측으로부터 며칠 이내로 답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란 핵협상을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에 '핵협상이 실패하지 않는 한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지 않겠다'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이번 6차 핵협상에서 양측의 이견이 심화할 경우 이스라엘이 이를 자체적으로 '협상 실패'로 판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스라엘은 협상 초기까지만 해도 미국의 승인 없는 이란 핵시설 독자 타격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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