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홍헌표 기자]
<앵커> 네이버가 이해진 창업자의 경영 일선 복귀로 달라진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우디와의 협업에 이어 이번엔 미국에 벤처투자회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확장에 나선 겁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홍헌표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홍기자, 네이버가 사상 처음으로 해외 투자법인을 세웠다고요?
<기자> 네이버는 지난 주말 미국 실리콘밸리에 첫 해외 투자법인인 ‘네이버 벤처스’를 설립했습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투자조직을 운영해왔지만 해외 투자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지난 3월 이사회에 복귀한 이후 네이버의 글로벌 확장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건데요,
8년만에 이사회 의장으로 돌아온 만큼 체질개선과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는 겁니다.
이번 벤처스 설립도 네이버가 IT기업으로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특히 이 의장의 복귀와 최수연 대표 2기 체제를 맞아 글로벌 진출과 AI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네이버 벤처스'는 이달 중 설립 절차를 마무리하고 스타트업 발굴에 본격 나설 방침입니다.
첫 투자 기업으로는 엔비디아 등의 투자를 받은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를 점찍었습니다.
<앵커> 사실 네이버가 그동안 실적은 상당히 좋았는데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쇼핑이나 콘텐츠 판매에만 몰두한다는 이런 비판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동안 네이버는 매년 실적을 경신해오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영업이익이 2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돈도 잘 벌었는데요,
다만 네이버가 국내 대표 IT기업 임에도 매출이 쇼핑과 웹툰, 페이 등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네이버의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검색 분야는 지난 2022년 43.4%에서 지난해 36.8% 줄어든반면, 쇼핑 부문은 21.9%에서 27.2%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하이퍼클로바로 대표되는 AI·클라우드 분야는 2년 전 4.9%에서 지난해 5.3%로 성장세가 지지부진한 모습입니다.
이해진 의장은 이번 벤처스 투자설립 후 "AI 발전이 인터넷·모바일과 동등한 수준의 큰 파도라고 생각한다"면서 AI 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네이버의 AI는 미국의 오픈AI나 구글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네이버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겠다고 밝혔습니다.
AI를 활용해 전자상거래나 의료분야 등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포부입니다.
이미 충분한 실탄을 갖고 있는 네이버는 AI 스타트업 인수와 '소버린 AI' 구축 등에도 대규모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네이버가 집중하는 분야가 바로 '소버린 AI'인데, 이 부분에서도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이버의 AI 전략은 '소버린 AI', 즉 AI 주권을 확보해야한다는 것입니다.
AI도 각 나라의 문화, 제도, 가치관 등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현지화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몇몇 국가들은 데이터 유출 등 국가안보를 이유로 미국의 AI 시스템 도입을 꺼려하기도 합니다.
북미나 중국, 유럽 등 기술이 뛰어난 국가를 제외하고 잠재적 AI 수요가 큰 네이버는 중동과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전략적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1억 달러 규모의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 힘을 보태기로 했습니다.
또 태국의 대표 AI 기업 '시암 AI 클라우드'와 태국어 기반 LLM과 AI 에이전트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네이버는 LLM 노하우를 제공해 수요가 높은 관광 특화 AI 에이전트를 선보이고, 향후 헬스케어와 공공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앵커> 이해진 의장 복귀 후 3개월 사이에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는데 향후 행보는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당장 다음주 유럽에서 투자설명회를 엽니다.
16일에는 프랑스에서 17일~19일 사흘간은 영국에서 기관투자자들을 직접 만나고 컨퍼런스에도 참석합니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있는 유럽에서 네이버 AI를 알리겠다는 목표입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핵심 공약인 '국가대표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사업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공약의 핵심이 'AI 주권' 확보인만큼 오픈AI 등 해외 기업보다는 '소버린 AI'를 목표로 하는 네이버가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 벤처스를 실리콘밸리에 설립하면서 미국에서 다양한 인재들을 영입하고, 스타트업을 발굴하는데도 매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단순히 LLM 중심의 기술경쟁이 아닌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AI 기업에 투자해 네이버만의 특화된 AI를 개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홍헌표 기자 hph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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