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장중 11개월만 최고치 찍어…외국인 나흘째 '사자'
美빅테크 신제품 출시 효과 기대…"트럼프 관세 영향은 우려"
삼성전자 990 EVO 플러스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삼성전자 주가가 9일 장중 2개월여 만에 '6만전자'를 회복했다.
SK하이닉스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반도체주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정부의 관세 영향은 변수로 꼽았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1.18% 오른 5만9천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중 6만400원까지 올라 지난 3월 28일(6만1천100원) 이후 2개월여 만에 '6만전자'를 회복했다.
SK하이닉스도 2.00% 오른 22만9천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23만3천500원까지 올라 지난해 7월 16일(23만5천원)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까지 각각 7거래일,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7일간 10.9% 올랐으며, SK하이닉스는 나흘간 12.0% 상승했다.
앞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 전쟁 우려에 PC 및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사전 재고 확보에 나서며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자 최근 2분기 실적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수 심리에 불을 붙였다.
뒤이어 지난주 말(6일) 예상치를 웃돈 5월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에 경기침체 불안이 사그라들고, 영국 런던에서 예정된 미중 2차 고위급 무역 협상을 앞두고 엔비디아(1.24%) 등 미국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투자 심리가 더욱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 일반주주 권익 제고를 위한 상법 개정안이 재발의되고, 이재명 정부의 인공지능(AI) 정책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커진 점도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자극한 모양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SK하이닉스 제품에 남긴 사인 (타이베이=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20일 대만 타이베이 난강 전시관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에서 SK하이닉스 부스를 찾아 전시된 엔비디아 파트너 사인을 남겼다. 2025.5.21 burning@yna.co.kr
외국인이 이들 종목에 대해 지난 2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사자'를 나타내며 주가를 끌어 올렸다. 나흘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순매수액은 각각 7천620억원, 7천880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삼성전자를 3천90억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담았으며, SK하이닉스도 96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3번째로 많이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반도체주의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3분기 엔비디아의 블랙웰 신제품이 출하되고, 7월 브로드컴의 차세대 네트워크 반도체인 '토마호크6'이 공급돼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브로드컴의 토마호크6는 인공지능(AI) 가속기를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관리할 수 있게 만들어 AI 데이터센터의 규모와 집적도를 높일 것"이라며 "이에 따른 HBM(고대역폭메모리)과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 확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짚었다.
국내 상법 개정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는 분위기다.
김 센터장은 "이번 신정부 상법 개정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구조적 변화와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입 가속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저평가된 반도체주는 향후 상승 여력에 초점을 둔 종목 대응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했다.
반면 여전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불확실성이 산재해 관련 뉴스에 따라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의 지속되는 상승세로 칩 제조업체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유효하지만, 현재는 일부 소강상태가 된 관세 관련 이슈가 언제 다시 떠오르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유효한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mylu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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