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채 원익피앤이 대표
원익피앤이가 미국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 노칭·스태킹 장비를 공급한다. 주력인 활성화 공정 장비 외 조립 공정 설비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이기채 원익피앤이 대표는 최근 전자신문과 만나 “미국 완성차 업체가 준비하고 있는 배터리 파일럿 라인에 노칭과 스태킹 설비를 공급할 예정”이라며 “장비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익피앤이는 배터리 충·방전을 반복해 이차전지에 전기적 특성을 부여하는 활성화 공정 장비 업체다. 장비 라인업 다변화를 위해 조립 공정 설비 납품 확대를 추진해 왔는데, 성과를 거둔 것이다. 노칭과 스태킹은 전극을 자르고 쌓는 과정으로, 배터리 조립 공정의 필수 설비다.
회사가 고객사에 배터리 노칭·스태킹 장비를 납품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조립 공정 설비에서는 양극과 음극에 탭을 접착해 전류를 흐르게 하는 탭 웰딩과 접합하고 밀봉하는 패키징 장비만 공급해 왔다.
미국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 연구개발(R&D) 강화와 내재화를 위해 구축하는 파일럿 라인에 노칭·스태킹 장비를 납품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 선점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활성화 공정 장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조립 공정 설비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조립 공정 장비 매출 비중이 현재 20% 수준인데, 3년 뒤에는 50%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원익피앤이 수원 본사 전경. (사진=원익피앤이)
아울러 원익피앤이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베트남에 진출한다. 인건비가 낮은 베트남에서 배터리 장비를 만들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포석으로, 이미 베트남 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하반기부터 현지 법인 운영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회사는 현재 경기 수원 본사와 평택 사업장 등에서 배터리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핵심 고객사인 국내 배터리 3사와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점이 있지만, 인건비가 높아 원가경쟁력을 갖추는데 한계가 있다. 국내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 중국 장비사에 대응하려면 경쟁력 극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대표는 “부가가치가 높은 배터리 장비 설계는 국내에서 수행하고, 노동 집약적인 생산은 베트남 법인이 현지 협력사와 협업할 예정”이라며 “베트남 진출은 원가 구조를 대폭 개선하는 한편 원익피앤이가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익피앤이는 비용 효율화와 기술력 강화를 기반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 1분기에는 9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 전환했다.
이 대표는 “수익성 중심 수주 전략을 강화한 결과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며 “올해 연간 기준 흑자 달성이 목표로, 기술과 서비스 우위 사업으로 회사 경쟁력을 계속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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