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드래곤>
[장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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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스틸컷 |
ⓒ 유니버설 픽쳐스 |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드래곤의 땅에 정착한 바이킹들은 드래곤을 없애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 하지만 웅장한 체격에 용맹함과는 거리가 먼 히컵(메이슨 테임즈)은 전사의 삶이 버겁다. 족장 스토이크(제라드 버틀러)의 아들이지만 다른 신념을 갖게 되고, 우연히 전설 속의 드래곤으로 알려진 나이트 퓨어리인 투슬리스를 만난다.
처음에는 둘 다 경계했지만 꼬리 날개를 다쳐 날지 못하는 투슬리스를 위해 평행 감각을 대체할 장치를 만들고 안장까지 달아 길들이기에 나선다.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둘은 한 몸이 되어 추락과 비행을 반복하며 안정적인 방법을 고안해 낸다.
히컵은 투슬리스와 친구가 되지만 지독한 현실은 드래곤을 물리치는 바이킹 훈련을 받아야 하는 처지. 울며 겨자 먹기로 훈련에 참여했던 히컵은 투슬리스를 통해 습성을 파악한 후 최약체에서 최우수 훈련생으로 거듭난다. 그러나 드래곤을 죽이라고 배운 바이킹의 숙명 앞에서 또 다른 위기에 빠진다.
실사화의 모범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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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스틸컷 |
ⓒ 유니버설 픽쳐스 |
<드래곤 길들이기>는 2010년 처음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3부작 중 첫 번째 실사 영화이자 드림웍스의 첫 실사 영화다. 최근 무리한 PC를 설정해 원작 파괴와 차별화 강박에 시달린 디즈니 실사 감수성과는 확실히 다른 노선을 택했다. 원작의 감독인 딘 데브로이드가 실사 연출도 맡아 원작의 정체성과 감수성을 그대로 옮겼다.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페로제도 등 실제 로케이션에서 '버크 섬'과 드래곤 서식지를 실감 나게 담은 풍경은 덤이다.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아도 이해하는 데 지장 없고, 봤다고 해도 즐길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었다.
특히 히컵 역의 메이슨 테임즈는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듯한 완벽한 싱크로율로 투슬리스와 케미를 이룬다. 메이슨 테임즈는 <블랙폰>에서 감금된 소년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대배우 에단 호크와 호흡에서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선보였다. 섬세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히컵을 배우 특유의 분위기로 살려 내 앞으로가 기대되는 라이징 스타다. 투슬리스 또한 진짜라고 믿을 정도로 사실적인 질감으로 표현되었다. 귀여움과 강인함이 공존하는 반려동물 같은 매력이 상당하다. 레퍼런스 삼은 동물에는 흑표범의 우아한 움직임과 전설 속 드래곤 샐러맨더의 민첩성을 참고했다고 전해진다.
함께하는 공생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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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스틸컷 |
ⓒ 유니버설 픽쳐스 |
영화는 드래곤과 소년의 우정을 중심에 두면서도 확장된 세계관을 펼친다. 바이킹의 애물단지 금쪽이에서 진정한 리더로 성장하는 이야기는 깊은 감동을 준다. 둘은 상하관계에서 수평적인 관계로 발전하며 진심으로 교감한다. 내 방식만이 옳다고 주입하지 않고 타인의 의견을 듣고 수용하는 귀 기울임, 배려와 친절로 대하는 따뜻한 마음은 사회가 바라는 리더의 모습이다.
바이킹의 후예가 딸꾹질을 뜻하는 이름 히컵(hiccup)이고 가장 용맹하다는 드래곤의 이름을 투슬리스(toothless, 이가 없는)로 짓는 이유도 상징적이다. 족장의 아들, 전설의 드래곤이란 무거운 타이틀을 벗어나 나다운 모습을 찾는 과정도 놓치지 않는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내면이 단단해지는 이야기다. 드래곤 서식지를 파괴해야 한다고 믿는 기성세대와 함께 공존하자는 미래 세대의 가치관 갈등이 담겼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바이킹처럼 행동하길 강요하던 스토이크는 드래곤을 해충 취급하며 없애려고만 했었다. 사랑하는 아내를 드래곤에 의해 잃었던 아픔이 커 아들의 의견과 크게 충돌한다. 하지만 더 큰 존재의 등장으로 모든 오해가 풀리자 비로소 공생의 의미를 깨닫는다. 서로의 차이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괜찮은 어른의 모습을 족장이자 아버지인 스토이크를 빌려 보여준다.
한편, 속편 < 드래곤 길들이기 2 >는 오는 2027년 6월 9일 개봉을 확정했다. <드래곤 길들이기>의 스펙터클한 경험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특수관에서 즐기길 바란다. 역동적인 비행 장면과 생동감이 자연스럽게 구현되어 스릴 넘치는 체험을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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