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 지구사랑탐사대 대원과 강원대학교 생명과학과 개천에서 새난다 팀이 춘천 의암호에 모였다. 동아사이언스 제공
"휘뾰뾰뾰뾰~, 하는 소리가 들리죠? 근처에 청딱따구리가 있나 봐요."
지난 5월 10일 강원대 생명과학과 연구팀은 지구사랑탐사대 대원들과 춘천시 의암호에서 새 탐사 활동을 진행했다.
지구사랑탐사대는 동아사이언스 과학 잡지 '어린이과학동아'와 장이권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가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시민과학 프로젝트다. 탐사대원으로 불리는 참가자들이 주변에 있는 16종의 생물을 탐사하고 기록하면 과학자들이 기록을 연구 자료로 활용한다.
올해 13기를 맞이한 지구사랑탐사대는 재단법인 숲과나눔과 함께 '시민과학풀씨' 4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시민과학풀씨'는 환경과 안전, 보건 분야 연구자들이 시민과 함께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23개의 연구팀이 지원한 결과 전국 하천에 서식하는 새들의 종류와 서식 환경을 조사하는 '개천에서 새난다' 팀, 생태계 교란종인 외래거북의 개체 수 기록하는 '리버쉘' 팀, 노린재의 생태와 향을 기록하는 '노린재를 찾아서' 팀, 왕벚나무에 해를 입히는 곤충을 알아보는 '원정운' 팀, 조개와 해양 산성화의 관계를 알아보는 'ph-0.1' 팀 총 5개 팀의 연구가 시민과학풀씨 4기 연구로 선정됐다.
'개천에서 새난다' 강원대 생명과학과 팀은 2026년 2월까지 지구사랑탐사대 대원들이 경기도 여주시 한천, 서울 중랑구 중랑천 등 총 30군데의 하천, 호수, 저수지 주변에서 서식하는 새들을 관찰하고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할 예정이다.
이날 개천에서 새난다 팀과 지구사랑탐사대 대원 45명은 춘천시 서쪽에 있는 삼악산에 있는 의암호에서 북한강의 지류인 공지천까지 발견한 새를 기록했다. 춘천 의암호는 주변에 공원과 숲이 조성되어 있어 물새뿐만 아니라 산새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먹이 사냥 후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민물가마우지. 동아사이언스 제공
이날 탐사에서는 호수 주변 평평한 지역에서 민물가마우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민물가마우지 4마리가 먹이 사냥을 한 뒤 호수 가장자리의 평평한 지역에 심어진 나뭇가지에서 부리를 털고 있었다.
몸이 검은색이고 노란색 부리가 특징인 민물가마우지는 위로 뜨려는 힘인 부력이 낮아 하천이나 호수에서 깊이 잠수해 먹이를 사냥한다. 약 30m 깊이의 의암호가 서식 장소로 제격인 셈이다.
주변에는 수생 식물인 버드나무가 있었다. 정지우 개천에서 새난다 팀 연구원은 "버드나무는 새들의 은신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숲이 조성된 산책로 주변에는 청딱따구리가 '휘뾰뾰뾰뾰뾰'하는 소리를 내며 은사시나무에 숨어 있었다. 은사시나무 역시 숲에서 새의 은신처 역할을 한다. 몸 전체가 회색을 띠는 청딱따구리는 잘 보이진 않았지만 소리만으로 새 탐사 자료에 포함됐다. 소리만 들어도 새를 동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천에서 새난다 팀과 지구사랑탐사대 대원들은 2시간 동안 새 탐사를 한 뒤 '조류 조사 키트'에 관찰한 새들과 식물을 기록했다. 조류 조사 키트는 조류 도감, 관찰한 조류의 종류와 행동, 개체 수 등을 기록하는 조류 조사표, 하천 주변 환경을 기록하는 환경 조사표로 구성되어 있다.
지구사랑탐사대 대원들은 조류 도감을 참고해 발견한 새의 종류를 찾고 관찰한 행동과 주변 환경을 조류 조사표와 환경 조사표에 기록했다.
정 연구원은 "하천이 새들의 서식지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는 것이 시민과학풀씨 연구 프로젝트의 목표"라며 "지구사랑탐사대 대원들이 조류 조사 키트에 적은 정보는 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채원 지구사랑탐사대 김채원 대원은 "시민들이 연구원과 함께 전문적인 새 탐사 방법을 알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손인하 기자 cown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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