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7일부터 글로벌전략회의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
DS부문 18일 별도회의 개최
AI 패키징 역량강화 등 논의
삼성 텍사스 파운드리 공장
SK하이닉스 인디애나 공장
후속투자 조정 가능성 검토
미국 통상 정책 변화와 메모리 반도체 경쟁 심화 등 대외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오는 17일부터 사흘간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하반기 사업 전략을 점검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현지 투자한 반도체기업에 지급하기로 한 보조금을 축소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이번 회의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회의는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이 각각 주재하고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이 참석한다. 이재용 회장은 예년처럼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추후 별도로 보고받을 예정이다.
DX 부문은 17일 모바일경험(MX)사업부 회의를 시작으로, 18일에는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 회의, 19일에는 전사 통합 회의가 예정돼 있다. 하반기 스마트폰과 가전 신제품의 지역별 출시 일정과 판매 전략, 마케팅 강화 방안 등이 다뤄진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은 18일 별도 회의를 열고 시장 점유율 하락과 고대역폭 메모리(HBM)·파운드리 실적 부진에 대한 대응책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글로벌 D램 점유율은 34.4%로, 전 분기보다 4.2%포인트 하락했다. HBM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한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36.9%를 기록하며 삼성전자를 제쳤다.
DS 부문은 하반기부터 고부가 메모리 중심의 제품 전략 전환, 인공지능(AI) 수요에 맞춘 패키징 역량 강화,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연구개발(R&D) 효율성 제고와 조직문화 개선 방안도 주요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정책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이 다뤄질 전망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4일(현지시간) 상원 세출위원회에서 기존 보조금 계약에 대해 "과도하게 관대하다"며 재협상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는 "합의가 진행 중인 일부 항목은 더 나아지는 방향이며, 애초부터 합의되지 말았어야 할 사안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미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약 370억달러(51조원)를 투입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며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각각 6조5000억원, 63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받기로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보조금을 협상 카드로 활용해 추가 투자를 유도하려는 기류가 감지되면서 삼성과 SK하이닉스 모두 후속 투자 시점과 범위 조정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미국 중심의 공급망 전략을 수정하거나 제3국에 대한 분산 투자를 재추진하는 방안도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러트닉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정부가 취임 초기부터 보여온 기존 기조를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조금 문제는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달려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도 당장은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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