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왼쪽)이 4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관위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증을 전달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출범에 따라 경제계는 0%대 성장이 예상되는 성장률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정책을 기대하고 있다.
당장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에 대응, 제대로 된 협상과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정책으로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 경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이 전 산업은 물론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으로 부상한 만큼 투자 확대와 핵심 인재 양성은 물론 불필요한 규제의 과감한 철폐를 통해 AI 생태계 전체에 역동성을 제고해야 한다.
◇통상 리더십 재건 서둘러야
기업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으로 전례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긴밀한 사전 대응이 중요했지만 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으로 사실상 통상 리더십 부재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가 2024년 220억8000만달러(약 30조4262억원), 2023년 279억9000만달러(약 38조5702억원) 규모의 대미투자 1위 국가이자 첨단기술 협력 국가라는 강점을 트럼프 행정부에 제대로 각인시키지 못했다.
기업 중심 민간 사절단이 다양한 아웃리치 활동을 전개하며 전략적 협력 방안을 제안했지만 사실상 양국 정상이 관세 정책을 협상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실감해야 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월 말 국내 2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로 구성된 대미 통상 아웃리치 사절단을 이끌고 미국을 찾아 러트닉 장관과 면담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9일까지 90일간 관세를 유예하고 개별 협상에 따른 관세 확정을 예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 달 남짓 기간 합의점을 찾아 관세 인상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25% 관세를 부과한 자동차·자동차 부품·철강·알루미늄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도 어려움을 배가시키는 요소다.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 감소나 개별 기업의 현지 투자 부담 가중 문제로 협상 부담은 지대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통상 분야 대선 공약으로 굳건한 한미동맹 기반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추진하고 경제·통상 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관세를 포함, 복잡하게 얽힌 다양한 한미간 이슈를 일거에 해결하기에는 제약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지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하루빨리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철저한 사전 준비로 관세는 비롯 미국과의 무역·통상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경제적 실리를 챙겨야 한다.
지난달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PEC 2025 통상장관회의 개회식에서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경제계는 당장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2025 경주 APEC'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 APEC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외교역량과 국제 위상을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글로벌 공급망 확대와 외교 저변 확대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아세안, 중앙아시아, 인도, 중동 등 신흥국가를 포괄하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로 국내 기업 진출과 사업 확대에 가속도가 붙은 만큼 정부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미래 성장동력 지원 1순위는 'AI'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3월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사피(SSAFY·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이재명 대통령은 A·B·C·D·E·F(AI, 바이오·헬스케어, 콘텐츠·문화, 방위산업·우주항공, 에너지, 제조업) 분야 글로벌 기업을 육성하고 경제성장과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 추진을 골자로 한 '경제 강국'을 5대 강국 비전 중 하나로 제시했다. 첨단산업 육성 핵심 공약으로 'AI 3대 강국 도약'과 '글로벌 4대 첨단제조 강국' 도약을 내걸었다.
경제계는 정부 차원의 AI 산업 육성이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다. 우리나라가 AI 인프라·모델에서 자체 역량을 구축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지만 글로벌 10위 수준으로 AI 투자가 현저히 적어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AI 경쟁력에서 뒤처지면 제조 등 기존 강점을 가진 산업 경쟁력까지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AI는 좋든 싫든 해야만 하고 AI 경쟁에서 뒤처지면 반도체는 물론 조선, 철강 등 모든 산업 경쟁력이 약화된다”며 “대한민국 생존을 위해서라도 AI 관련 인프라가 체계적으로 갖춰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왼쪽), 송현종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 사장(오른쪽)이 지난 4월 28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K-반도체' AI메모리반도체 기업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경제계는 국가 차원의 AI 역량 강화를 위해 '3+3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향후 3~4년을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삼고 전력·인재·데이터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과 투입으로 AI 인프라·모델·AIX 생태계 역량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요청했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2034년까지 연평균 27%씩 고성장이 예상되지만 아직 국내는 시장형성 초기 단계라 구축 비용이 막대하고 수요도 불확실해 개별 기업 차원의 공격적 투자가 어렵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 15%(대기업 기준) 세액공제를 적용받는 국가전략기술 사업화 시설에서 'AI를 사업화하는 시설' 범위를 확대해 AI데이터센터 설비를 포함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와 평가기준 완화, 행정절차 간소화 등 초기 투자부담을 줄여주는 방안도 제안했다.
경제 5단체가 제안한 AI 육성 전략
주요국의 AI 투자 동향 (단위: 억 달러, 2023년 기준) (자료=경제5단체)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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