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치 93%에는 못 미쳐…"도민 기대 부응 못한 경고성" 분석
민주당 전북도당 "도민 지지 힘입어 경제 살리고 사회 통합"
시민들 향해 인사하는 이재명 후보 내외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제21대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여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당 주최로 열린 국민개표방송 행사에 참석해 꽃다발을 받고서 시민들을 향해 두 팔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5.6.4 [공동취재] utzza@yna.co.kr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전북지역에서 80% 초반의 득표율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로 전북이 진보 진영의 '표밭'임을 재확인했으나, 민주당 전북도당이 목표로 한 93%에는 한참 미치지 못해 전북 도민이 '경고성 투표'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이 대통령의 도내 득표율은 82.65%다.
민주당 전북도당의 목표치에 10%포인트가량 못 미치지만, 전국적으로 광주·전남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수치다.
목표치 93% 설정의 기준은 제15대 대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북에서 얻은 득표율 92.28%였다.
현재의 직선제가 이어지기 시작한 제13대 대선부터 보면 전북은 늘 민주당 계열의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제13대 대선에서 평화민주당 김대중 후보가 83.46%, 제14대 대선에서 민주당 김대중 후보가 89.13%, 제15대 대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92.28%의 득표율을 얻었다.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92.28%의 득표율은 유례를 찾기 힘든 기록이다.
이어 제16대 대선에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91.58%, 제17대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81.60%, 제18대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86.25%, 제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64.84%, 제20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82.98%의 득표율로 선전했다.
제15대 대선을 기준으로 진보 진영의 전북 득표율이 약간 낮아지면서 들쭉날쭉했으나 전국적으로 늘 상위권에 머물면서 민주 진영의 '표밭'으로 자리 잡았다.
이재명 후보 연설 듣는 지지자들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국민개표방송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이 당선이 확실시되는 이재명 대선 후보의 연설을 듣고 있다. 2025.6.4 [공동취재] utzza@yna.co.kr
전직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진 제21대 대선에 임하는 민주당의 각오는 남달랐다.
12·3 비상계엄, 전 정권 심판론으로 호남의 표를 바닥까지 훑어 국민의힘에 판정승이 아닌 'KO승'을 거두겠다는 것이었다.
민주당 전북도당 선대위는 선거 과정에서 "전북 도민이 (이재명을) 득표율 93%로 지지해주고 전국 득표율이 55∼60%가 돼야 진짜 대한민국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며 "압도적 승리를 안겨줘야 전북 발전을 위한 좋은 정책들이 중앙정부로 도달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목표치에 못 미치는 80% 초반대의 전북 득표율은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향한 '비판적 지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홍석빈 우석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는 "민주당의 전북 목표 득표율 93%는 비현실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이는 비상계엄으로 빚어진 국기문란 상황을 바로잡으라는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이나, 80% 초반대 득표율은 민주당을 향한 전폭적인 지지라기보다는 비판적인 지지라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기간 민주당을 응원했지만, (이런 득표율은) 도민의 기대와 요구가 충족되지 않았다는 일종의 경고성 표심"이라며 "민주당이 계속 도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도민은 차후 있을 지방선거와 총선에서도 경고성, 질책성 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민주당 전북도당 관계자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아쉽게 패배한 만큼 더 노력하겠다는 의미에서 설정한 목표였다"며 "도민의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지역 발전과 서민 경제 회복, 사회 통합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말했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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