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히·마이니치·닛케이 “3년 만에 진보정권 교체"
"이재명, 실용외교 강조…한일관계 불투명"
NHK·교도 "日이시바, 조기 정상회담 추진 의지”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주요 언론들은 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제 21대 한국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자 “한국에 3년 만에 진보 성향 정권이 재탄생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 대통령이 ‘실용외교’와 국익 우선 노선을 내세운 점에 주목하며 한일 관계가 어떤 식으로 변화할 것인지 예측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서울 여의도공원 마지막 유세에서 연설을 마친 뒤 애국가를 부르며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사히신문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에 대한 국민 반발이 이 대통령의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 당선에 경계와 낙관이 교차한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단식 등 과거 행보와 달리, 최근에는 실용외교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신문 역시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조기 대선에서 진보 세력이 3년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며 “이 대통령은 국민 통합과 정치개혁, 경제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과거 일본에 강경한 발언을 했지만, 최근에는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윤석열 전 정권 시절 개선된 한일관계가 이재명 정부에서도 유지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대통령이 선거운동 내내 국민 분열 해소와 계엄 재발 방지, 실용주의 외교를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교도통신은 “이 대통령이 윤석열 전 정부의 대일 정책을 ‘굴욕외교’라고 비판해왔지만, 이번 선거에선 일본을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 강조했다”며 “한일 협력 의지는 보이지만, 지지 기반은 일본에 엄격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양국 관계의 향방은 불투명하다”고 해설했다.
NHK는 “이 대통령은 가난한 집안 출신 인권변호사로, SNS를 적극 활용해 대중과 소통했다”며 “이번 대선에서 실용외교와 한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NHK와 교도통신 모두 “일본 정부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이 당선인 간 조기 정상회담을 추진해 협력 의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케이신문은 “이 대통령이 역사 등 현안에서 윤 전 대통령과 차별화해 강경한 대일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일본 정부는 “이재명 당선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라며 “차분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외무성 관계자는 “한일 협력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새 정부에서도 관계 개선 흐름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이재명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 한일 경제협력, 북핵 대응 등 다양한 외교·경제 과제에 직면했다는 평가도 내놨다. 마이니치신문은 “한국은 미국이 원하는 조선 분야 협력 등을 지렛대 삼아 관세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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