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한덕수, 유시민, 이준석 등 대선 무대서 흠집
2일 김문수 후보 지지연설에 나선 이낙연 상임고문. 연합뉴스
21대 대선 레이스가 끝났다. 이번 대선은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등 주요 후보들만의 선거판은 아니었다. 각 당 경선과 공식 선거 과정에서 여러 인물들이 명멸했다.
한 인사은 급속 우회전으로 비난에 직면했고, 유력 스피커는 설화로 지지정당에 되레 흠집을 냈다. 이번 대선에서 정치적으로 실패한, 이른바 정치인 루저는 누구일까.
1. 이낙연 보수 역주행, 고향서도 질타받아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전 국무총리) 만큼 이번 대선에서 좌우로 횡행하면서 호남민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은 인물도 없을 듯하다.
이 고문은 대선 초 불출마를 선언했다가, 한덕수 예비후보와 지난달 6일 전격회동, 개헌을 고리한 빅텐트를 추진했다. 한 예비후보가 낙마하자 잠시 시야에서 사라지는 듯 했다.
그러다 이 고문은 지난달 27일 김문수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호남에서는 이 고문의 지지선언에 변절(?)과 배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남출신(전남 영광)으로 민주당에서 성장한 인물이 내란세력과 손을 잡느냐는 질타였다.
이 고문은 급기야 지난 2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피날레 유세에 참석, 장장 17분간 김문수 후보 지지연설을 했다.이날 김 후보는 정작 10분 연설했다고 한다.
박지원 의원은 이를 두고 "그 명석했던 이낙연 전 민주당 상임고문, 어쩌다 이렇게까지 망가졌나"라고 직격했다.
사전투표에 나선 한덕수 전 국무총리. 연합뉴스
2. 한덕수 헛된 무임승차, 윤에 협박당했나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이번 대선에서 가장 핫이슈였다. 총리 재직 때 민주당과 극한 대결을 벌이며, 윤석열 전 대통령 경호대 역할을 하다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달 8일 국민의힘 '후보의 난'에서 친윤의 꼭두각시로 대선후보로 확정되는 듯 했다. 권성동, 권영세 등 쌍권이 주도한 후보교체 파동의 한 복판에 서 있다가 전 당원들의 보이콧으로 나락에 떨어졌다.
그는 이후 모든 언론에서 사라졌다. 헛된 무임승차의 꿈이었다. 김문수 후보에 속은 것인지, 아니면 친윤 꼬임에 넘어간 것인지. 이저저도 아닌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협박을 받은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행보였다는 평가다.
유시민 작가. 연합뉴스
3. 유시민 설화에 민노당 등 작심 비판
유시민 작가는 진보진영의 스피커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화려한 언술과 맥을 짚는 분석, 엄청난 독서량에서 나오는 혜안과 지식은 절로 고개를 숙이게 한다.
이번 대선에서 유 작가는 시종일관 이재명 후보 지지를 표시했다. 하지만 선거 막판에 김문수 후보 부인인 설난영 여사를 겨냥한 발언으로 민주당에 적잖은 스크래치를 남겼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지난 2일 "여성이 존중받지 못하고 고졸이라고 해서 비하받는 나라를 바꿔내자"고 유시민 작가를 비판했다.
그는 앞서 페이스북에 "유시민씨의 발언에는 노동자에 대한 멸시와 엘리트주의가 느껴진다. 노동자들을 '무지'한 존재, '열등'한 존재로 바라보고 있음을 느낄 수밖에 없다"라며 "이 역시 변절자 설난영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노동자 일반에 대한 조롱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유시민 작가는 유튜브 방송에서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에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요지의 발언을 해 파란을 일으켰다.
광주광역시 한 시의원은 SNS에 "대선이 끝나면 꼭 칼럼을 쓰겠다. (제목은) 유시민의 시대는 끝났다"라고 적기도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연합뉴스
4. 이준석 '젓가락' 발언 정치인생에 영원히 낙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키즈로 정치를 시작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화려한 학력에서 보듯 명민한 정치 아이돌이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그가 보여준 갈라치기와 여성혐오 '젓가락 발언'은 이준석 지지그룹 마저 등을 돌리게 했다.
광주지역 한 역사단체 A씨는 "이준석 후보가 만 40세의 젊음을 무기로, 대한민국이 나가야 할 미래비전을 제시했다면 정치행로가 확 달라졌을 것"이라면서 "안타깝게도 시종일관 여성혐오, 갈라치기, 깐죽거림으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젓가락 발언'은 그의 정치인생에 영원한 낙인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 이건상 기자 lgs@namdonews.com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